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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느티나무 미팅

지난해 지방선거전이 달아오르기 시작할 무렵인 5월 12일 오후 햇볕이 따가운 오후 2시 수원에 있는 화성행궁 정문 신풍루 앞 수령 2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아래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당 수원시장 후보로 출마해 고군분투하던 염태영 후보가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염 후보는 ‘화성복원 프로젝트’ 공약을 발표했다. 지역 주민들도 잘 살고 화성도 복원할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화성복원 프로젝트가 공개된 것이다. 오랜동안 개발제한에 묶여 팍팍한 삶을 이어왔던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다양하게 나왔다. 염 후보는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앞으로 시장이 되면 시청에서 획일적으로 행하던 기자회견을 현장에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성행궁 신풍루 앞 느티나무 아래서 기자회견을 하던 염 후보는 시장에 당선됐고 그 약속은 지켜졌을까. 수원시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시장이 자유롭게 만나 격의없이 대화하는 이른바 ‘느티나무 벤치미팅’을 시작했다. ‘느티나무 기자회견’의 파생상품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느티나무 벤치미팅은 시장을 만나고 싶은 시민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일과시간 이후 시청 앞마당 느티나무 벤치나 북카페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소통행사로 매달 1차례씩 진행된다.

시는 벤치미팅 첫 행사로 지난 18일 저녁 6시30분부터 8시까지 시청 북카페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 시민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자치센터와 마을 만들기’를 주제로 각자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이날 미팅은 대화 주제와 관계없이 사람냄새가 나는 진솔한 대화들이 오고가 편안한 소통의 자리가 됐고 참석자들은 저마다 음식을 조금씩 가져와 함께 나눠 먹으며 풋풋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염 시장은 느티나무와 깊은 인연이 있는것 처럼 보인다. 염 시장이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해 2월 출판기념회에서 선보인 책이 ‘우리동네 느티나무’였다. 그는 “정자목 느티나무 아래에는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마을 젊은이들의 시끌벅적한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드높고 조심스럽게 앞날의 포부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곳, 그리고 따가운 햇볕과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곳, 저는 우리 이웃에게 그런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느티나무 아래에 오손도손 모여 앉아 신변잡기를 나누는 ‘느티나무 정치인’이 되겠다는 발상이 좋다.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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