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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베네치아에서 배운다

 

봄의 전령사처럼 찾아온 개나리 꽃들의 향연이 노랗게 가슴을 물들게 하고 밤에도 대낮처럼 환하게 불 밝힌 도청의 벚꽃과 수줍은듯 그러면서도 당당하고 고고한 자태의 목련이 가슴 설레이게 하더니 벌써 연록의 잎들이 반들거리며 상큼하고 여유로운 5월을 열었다. 마침 남문에 볼일이 있어서 이 아름다운 5월을 만끽하며 조원동에서 남문까지 수원천변을 걸어서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흥겹게 콧노래까지 부르며 걸으니 수원도 참 보석처럼 아름다운 도시구나 라는 생각을 새삼해보며 이 아름다운 수원에 살고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 행복은 금방 깨지고 말았다. 길은 군데군데 파헤쳐져 있고, 몇 년 전만해도 주차장이 모자란다고 수원천 남문 부분을 콘크리트로 덮고 주차장으로 이용하더니 지금은 콘크리트를 깨내고 자연하천으로 복원한다고 남문 수원천변은 온통 난리였다. 물론 주차장도 중요하고 자연 생태계도 중요하다. 그러나 공사를 하기 전에 좀 더 심사숙고해야 되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움이 많았다. 도로만 해도 전선 공사 때문에 파서 다시 덮고 몇 달 후 도시가스 때문에, 또 몇 달 후는 상하수도 때문에…. 거기에다 년말이 가까워지면 멀쩡한 보도블럭까지 걷어내고 새것으로 깔고 있으니 늘 도로는 공사 중이다.

이태리 여행 때 베네치아 생각이 문득 났다. 베니스는 옛날 게르만족(독일)의 침략을 대비해 이태리인들이 인공섬을 쌓은 것인데 그 섬의 수가 무려 300개나 되는데 지금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돼 있지만 가보면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가 없다. 특히 산마르코 광장에 들어서면 정사각형 광장 정면에 그 유명한 산마르코 성당이 있고 왼쪽 건물은 1500년 된 법원 건물이 오른쪽은 600년 된 법원 건물이 있는데 1, 2층은 커피숍 및 관광상품 상가로 이용하고 산 모로코 성당 맞은 편은 나폴레옹이 29살 때 애인이던 죠세핀에게 선물로 지어준 건물이 있으며 이 모든 건물이 지금도 잘 이용하며 보존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이태리인가.

교통은 다른 섬끼리도 마찬가지지만 같은 동네에서의 교통수단도 곤돌라라는 철로 만든 그것도 수작업으로 만든 작은 쪽배로 왕래하는데 그것이 더 정겹고 재미있어 보여 우리 일행도 곤돌라를 타고 베네치아의 골목골목을 다니며 낭만에 젖어 보기도 했었다.

더 감동적인 것은 한 곤돌라에 8명 정도 타xz는데 이태리 노신사가 두 분씩 승선하여 한분은 아코디언 연주를 또 한분은 산타루치아, 메사메초의 열창에 우리는 팁을 주며 낭만을 노래하기도 했었다. 옛것을 사랑하며 아끼는 베니스의 한가지 고민은 해수면이 높아져 지하층은 물론이고 어떤 동네는 1층까지 물이 차서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20년 되면 재건축한다고 조합을 결성하고 대량의 뉴타운 허가가 나고, 재건축 재개발의 이익 발생 추측의 투기가 일어나는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제 12위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건축면에서 좀더 신경써서 정말 유럽의 나라들처럼 몇 천년 내다보고 견고하게 짓고, 잘 보존하며 포장된 도로를 파야할 공사가 있다면 전기공사, 도시가스, 상하수도, 통신사 모두 논의해 각각 시기적으로 빠르거나 좀 늦더라도 서로 공조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황영숙 시인

▲ 수원문학 1회 시부문 신인상 당선 ▲ 자랑스런 수원 문학인상 수상 ▲ 경기문학인상 수상 ▲ 시집 <동강에는 착한 물새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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