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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내시경에 대한 잘못된 상식

 

국내에서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위 내시경 정도는 기본 검사에 포함시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어린이가 소화기 증상으로 진료실에 방문해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내시경 검사에 대해 설명하면 보호자는 “이렇게 어린 아이가 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을 많이 한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및 시술의 발달로 내시경 기구가 점차 소형화되고 소아용이 개발되면서 소아에 대한 내시경 검사, 곧 위장관 내시경술은 소아 소화기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검사법으로 자리 잡게 됐다.

어떤 경우에 소아도 내시경을 받을 수 있는지 적응증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가장 흔한 적응증은 만성 반복성 복통으로, 학동기와 청소년기의 소아들에게 가장 흔히 발견되는 증상들 중의 하나이다.

보통 ‘소화불량증’, ‘위산과다증’, ‘신경성 복통’ 등의 진단 하에 여러 약물을 투여하기도 하지만 재발이 잦아 전문의를 찾게 되는 일종의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 반복성 복통은 소아 연령의 10~15%에서 보고되고 있는데, 최근 보고에는 많게 13~18%까지도 유병률을 언급하고 있다.

이들 중 기질적인 원인은 대략 10%정도이다. 만성 복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정상 생활을 유지하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중 일부만이 병원을 찾고 있으며, 한 연구에 따르면 복통으로 진료를 받은 학동기 소아는 약 8% 정도이다.

만성 복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으며, 다음과 같은 위험신호가 있을 때는 내시경의 적응증이 된다. 병력 상에서 체중감소, 성장지연, 의미 있는 구토나 설사, 토혈, 혈변 등의 위장관 출혈이 있으면 소아내시경의 적응증이 된다.

복통의 횟수와 정도가 심해지고 체중이 줄어들거나 복통으로 학업장애가 잦아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가 되면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실례로 진료실에 14세 중학생 남아가 1~2년 간 만성 복통을 호소하며 방문했다. 보호자는 환아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복통이 심해져 스트레스성으로 생각하고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는데, 최근 복통이 심해 잠을 자지 못하고 흑갈색 변을 보고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해 외래 방문했다.

본원에서 내시경 시행했고, 헬리코박터 균에 의한 출혈을 동반한 십이지장 궤양이 관찰돼 제균 치료 이후 증상이 호전됐다. 치료 이후 환아는 식욕이 좋아지고 복통이 없어져 그 동안 정체됐던 발육도 좋아졌다.

다음 적응증은 위장관 출혈이다. 암적색 또는 검은색의 혈액이 섞인 대변을 흑혈변, 선홍색의 혈액이 있는 대변을 선혈변, 검은색의 토물이나 혈액이 입으로 나오는 경우는 토혈이라고 한다. 흑혈변이 있을 때에는 식도나 위, 십이지장 부위의 출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선혈변은 대개 대장 출혈시 나타나며 대량 출혈 시에는 말단 회장 상부도 올 수 있다. 토혈 또는 흑혈변이 있는 경우 출혈 24시간 내 내시경을 시행하면 90% 이상에서 출혈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선혈변의 경우 대장 내시경이 출혈 원인을 진단하는 방법 중에서 최우선이다.

11세 여아가 2개월 동안의 복통, 선혈변, 묽은 점액 변과 10㎏의 체중감소를 호소하며 진료실에 방문했다. 환아는 입원해 혈액검사 및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크론병으로 진단돼 치료를 시행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소아에게 발병하면 성장 장애와 사춘기 발현 지연이 문제가 된다.

병의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루, 농양 및 협착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크론병은 25~30%가 18세 이하의 소아청소년에서 발병한다.

크론병의 치료는 질병에 대한 내과적 치료, 외과적 치료, 영양 실조에 대한 치료,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치료 등 다각도의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환아는 대장에 국한된 크론병으로 진단됐고, 경구약을 복용하면서 증상 호전됐다. 1년동안 치료 하면서 몸무게는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키도 6㎝가 증가했다. 현재 환아는 약물 복용하면서 학교 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내시경의 적응증에는 급성 복통, 지속적인 구토증, 상부 위장관 이물 제거, 철분 결핍성 빈혈 등이 있다.

만약 자녀가 만성 복통이 있거나 구토, 혈변,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있을 경우 일상적인 증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하고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에 소아청소년과에서 소화기의 기질적 질환이 의심되면 내시경을 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수면내시경으로 검사를 받게 되므로 큰 불편함이나 부작용 없이 소아내시경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어린 아이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 없이 어린이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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