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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절제의 나라 독일

 

얼마전 독일 브레멘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조카 한나의 독창회가 있어서 독일을 다녀왔다. 1개월 가령 독일에 머무르면서 보고 느낀 점을 몇 자 적어볼까 한다.

늘 잿빛 하늘색인 독일의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장바구니를 챙겨 24시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요즘들어 독일도 24시간 영업하는 슈퍼마켓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역시 미국發 금융위기가 온 세계를 자극하는가 싶었다.

슈퍼마켓에 들어서자마자 놀라운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어느 멋진 중년신사가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왔다. 제법 무거워 보였다. 순식간에 중년신사의 행동에 시선이 멈췄다. 그 멋진 중년의 신사는 집에서부터 와인병과 물병 프라스틱 종류 등을 챙겨온 것이었다. 슈퍼마켓 문 앞에 낯선 기계 하나가 있었는데 다름아닌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것이었고, 멋진 중년신사는 집에서 챙겨온 물건들을 부지런히 구멍 속으로 하나하나 집어넣기 시작했다. 잠시 후 영수증같은 종이가 나왔다. 궁금해 조카에게 물었다.

독일에는 병 하나, 종이 한 장 버리지 않고 다 모아서 다시 슈퍼로 가져 오면 현금으로 되돌려주든지 아니면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게 돼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병 하나에 약 400원 정도, 과연 대한민국에서는 집에서 모아온 재활용품을 들고 슈퍼마켓에 찾아올 수 있는 이 독일의 중년신사같은 분이 얼마나 될까? 잘 사는 나라, 독일, 그런데도 절약하는 검소한 민족이 바로 독일 국민인 것 같았다. 사랑하는 조카도 벌써 7년째 독일에 살고 있는데 어느새 독일 사람이 다 된 것 같다. 잠깐 한국에 오면 열심히 점등하는 일과 플러그를 빼놓는 일을 도맡아 한다. 철저하게 절약하고 절제하는 나라, 독일국민에게는 에어콘은 어쩌면 사치일 것같다. TV,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 모두 소형들이다. 자가용이 있어도 집에다 차를 놓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은 기본이요,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자가용을 이용해서 여가를 즐기는 나라가 독일이다.

내가 더더욱 놀란 것은 본인의 돈을 은행에 예치해 뒀어도 한 주간 동안 쓸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제도적으로 절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떠한가. 나는 몇 년 전 미성년학생까지도 무작위로 카드를 남발해 청년들이 빚에 허덕이며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가져왔던 슬픈 과오를 잊지 않고 있다. 내가 수 차례 독일을 다녀오면서 느낀 점은 독일국민들의 절제된 생활습관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학습돼지고 습관화돼진다는 사실이다. 나도 이제 중형차대신 국민자동차 모닝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다. 요즘같이 고유가 시대에 절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도 절제된 생활을 통해서 에너지 절약은 물론 저탄소녹색성장에 앞장서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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