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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편의시] OTL(사람의 굴복을 형상화한 10대들의 언어)

조영심

어떤 시인이 말이야

잠을 자다가 갈증이 나더래 물을 마시려고 일어났다가

무엇인가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궁금하여 그 소리를 밟아 보니 아침 국거리, 조개들이었데

귓전을 맴도는 조개들의 갈증에 밤잠을 설친 후

아예, 채식주의자 되기로 했데



이번 구제역을 치르면서 말이야

근육 이완제를 맞은 소들은 길어봤자 1분도 못돼 숨이 끊어지는 거래

주사를 맞은 한 어미 소가 보채는 새끼에게 젖을 물리려고

2~3분을 더 버티다가 새끼가 입을 떼자

그 자리에 풀썩 숨을 놓더래

곁을 맴돌던 송아지도 결국 살처분 되었다잖아



내 이야기에 표정이 술렁였고 몇몇의 눈시울을 내가 읽었기에

착한 소통을 꿈꿀 때 소독약 치듯 박멸하듯 누군가,

“오늘 회식으로 불고기 어때?”



시인소개: 조영심

전북 전주 출생. 전주대학교 영어영문학 박사. 2007년 계간 시 전문지 <에지>로 등단. 현재 여수정보과학고교 영어교사 재직 중. 언어를 자유 자재롭게 구사하며, 그 언어로써 시적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시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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