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6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매주 수요일,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할머니들을 중심으로 집회가 열린다. 일본강점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정기적인 시위로 연 5만명을 헤아리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소위 정신대문제가 한일간 현안으로 논의되던 1992년 당시 일본총리였던 미야자와 기이치의 방한을 계기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시작된 수요집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로 정례화된 것이다.

11월 30일 수요일에도 어김없이 열린 988차 수요집회는 더욱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일본군 위안부로 태국까지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사망한 고(故) 노수복 할머니의 추모제가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1921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노 할머니는 21살의 꽃다운 나이로 끌려가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비참한 고통을 겪었다. 조국 해방에도 돌아오지 못한 채 태국에서 생활하던 노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했으나 지난 11월 4일 한 많은 세상을 등졌다.

이렇게 위안부 할머니들은 고령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 이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할머니들 가운데 생존자는 65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령과 병환에 시달리는 할머니들의 피맺힌 절규의 원인을 제공한 일본정부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이고 요지부동이다.

유엔인권이사회와 미국 하원이 각각 권고안과 결의안을 내면서 일본정부의 입장변화를 촉구했지만 “배상책임이 없다”며 버틴 지 벌써 20년이다. 몇 년 전에는 일본정부가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노역에 동원된 할머니 7명에게 후생연금 탈퇴수당이라며 1인당 99엔을 지급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오는 12월 14일 수요집회는 1천 번째를 맞이한다. 1995년 고베 대지진과 올해 동일본 대지진 때에만 지진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하는 것으로 집회를 대신했을 뿐 20년간 줄기차게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2002년 3월 500회 수요집회부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집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면서 매주 기록을 갱신해 오고 있다. 매주 양심에 호소하는 할머니들의 요구는 국제법과 역사적 사실에 따른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요집회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민족정기를 세우고, 한국과 일본이 진정한 동반자관계로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대승적 의미도 담고 있다.

오는 12월 14일, 연말의 흥취에서 깨어나 가족 모두가 손을 잡고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함성에 동참하길 권해본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