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6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사랑의 온도탑

달력이 달랑 한 장 남은 12월로 접어들고 눈마저 내리게 되면 거리에는 연말의 정취가 물씬 풍기게 된다. 또 종교의 유무나 의미와 상관없이 성탄절이 축제가 된지 오래고 불경기라는 경제지표와 상관없이 연말연시 분위기는 들뜨기 마련이다. 이맘때 거리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자선냄비가 등장하는데 그 역사가 120년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28년 시작됐다고 하니 거의 100년에 이르고, 이제는 연말의 거리를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 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선냄비를 구세군이라는 특정종교와 연결해 마뜩찮게 여기는 경우도 있어 대안으로 거리에 등장한 것이 ‘사랑의 온도탑’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사랑의 온도탑’은 매년 목표액을 설정하고 적립액에 따라 온도탑의 온도계가 올라가는 형식으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정부가 관리하는 자선단체로 모인 성금의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강조돼 왔다. 모금에 동참한 남녀노소에게 나눠주는 빨간 잎사귀의 나무모양 배지는 ‘사랑의 열매’로 불리며 나눔실천의 상징이 돼 왔다.

이 같은 상징성에 기부액의 5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법에 따라 일반시민은 물론 기업들의 고액 성금이 몰리는 성황을 이뤄 왔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의 성금 유용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사랑의 온도탑’이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정서와 달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보건복지부의 형식적 감사 속에 방치돼 직원들이 수천만을 유흥비로 탕진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여기에 매년 2천억 원이 넘는 모금액의 10%인 200억 원가량을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과 직원 채용과정의 비리는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당연히 사랑의 온도탑은 냉랭해 졌으며 국민적 시선 역시 아직까지도 곱지 않은게 사실이다.

2010년, ‘사랑의 온도탑’의 눈금은 절반을 겨우 넘어서는 선에서 마감됐다. 하지만 나눔은 현대사회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문제인 빈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또 나눔은 부의 재분배를 통한 불균형적 사회를 바로잡고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 빈곤계층을 아우르는 수단이다. 무엇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인간이 인간다움을 증명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올해 연말은 우리의 사랑과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냉랭했던 ‘사랑의 온도탑’이 펄펄 끓게 하는 아름다운 시대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