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의 준말인 ‘나꼼수’는 이제 우리사회의 보통명사가 됐다. 일부 정치세력과 특정 계층, 한정된 세대의 기호라고 폄하하기에는 그 파괴력이 엄청나다.
창룡문 역시 정파적 색채를 배제하기 위해 그동안 애써 ‘나꼼수’를 다루지 않으려 했지만 대중성 확보에 이은 대안언론으로서의 가능성으로 인해 한번은 거르고자 한다.
젊은층의 열광을 받고 있는 ‘나꼼수’는 세계적 권위의 뉴욕타임스가 보도한데 이어 중동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알자지라 방송까지 나서 한국의 대표적 정치풍자 프로그램으로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나꼼수’는 지상파 방송도 아니고 종편 혹은 케이블방송도 아닌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이라는 한계를 갖고 출발했으면서도 아슬아슬할 정도의 신랄한 풍자와 보수언론이 꿈꾸지 못하는 도발적 혜안으로 주가를 높여 가고 있다.
2011년 4월 시작된 ‘나꼼수’의 출범 동기는 통칭 ‘가카(각하)’로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검증(?)이어서 때에 따라서는 “국가원수에게 저럴수 있나”싶을 정도로 듣기 민망한 발언이 자주 돌출한다. 이 때문에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폄훼당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을 출연시켜 자신들의 색깔에 물타기(?)를 시도하기도 한다. 출연진은 딴지일보 총수로 불리는 김어준, 시사평론가이자 진보논객인 김용민, 시사IN 기자인 주진우,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봉주 등 달랑 4명이지만 소위 이들의 ‘이빨’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이들이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친구들끼리 농담을 나누듯 쉽게 내뱉는 말들이 젊은 세대에 어필하는 것은 기존 언론이 다루기를 포기했거나 불가능한 소재를 그야말로 속시원하게 까발리기 때문이리라.
최근에는 출연진 중 일부가 번외경기에서 발언한 내용이 균형감각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도 나온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현행법의 경계선을 중심으로 교묘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제, 오늘 ‘나꼼수’가 다시금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비서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당시 선거관리위원회와 당시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했다는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나꼼수’는 지난 11월 12일 방송에서 “출근시간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 검색이 불가하다”며 불순 정치세력의 음모론을 폈는데, 당시에는 지나친 공세로 여겼던 보도가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결국 ‘나꼼수’는 대한민국 어느 언론도 꿈꾸지 못한 금단의 땅에 발을 들여 놓더니 이제는 어느 언론도 못한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다. ‘나꼼수’가 분위기에 휩싸여 헛발질하지 않고 급변하는 언론현장에서 새로운 대안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