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수능시험에 이어 기말고사도 끝난 요즘 학교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들떠있다. 현장 교사들에 의하면 ‘괴로운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현직 교사이자 수필가이기도한 윤재열 씨가 한 매체에 발표한 글에 따르면 시험이 끝났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정상수업이 안 이루어진다?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건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을 하려고 하지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윤 교사에 의하면 일부 힘이 있는 교사는 윽박지르고 수업을 하지만, 교육 효과는 미지수이고 좀 편안한 선생님 수업 시간은 아예 책도 없이 쉬는 시간으로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어떤 교사는 영화를 상영해 주고 학급활동이나 체육활동을 시키기도 하지만 매일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고민을 안고 힘든 시간을 보낸단다. 당연히 학부모나 관리자들은 학생들을 교실에 붙잡아 놓고 수업을 진행하기를 바란다. 물론이다. 어찌 가르칠 것이 없을 것인가? 이론적으로는 맞는 얘기다. 그러나 학생들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어쩌겠는가?
이렇게 얘기하면 능력이 없다느니, 학생장악력이 없다느니 하면서 시비를 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다르다. 윤 교사는 ‘교사의 역량’ 운운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항변한다. ‘지금 학교 문화는 교사의 실력도 연륜도 필요 없으며 체벌이 없다는 이유로 오직 아이들은 본능에만 충실하다. 평상시에도 삶의 원칙을 차곡차곡 일러주면 무시하고 뭉개버리는데, 이때는 통제 불능이다. 수업을 열심히 하려고 아이들의 자세를 지적하면, 심한 경우는 눈을 부라리며 대들기도 한다’고 밝힌다.
이렇게 한달 가까이 수업을 못하는 현실을 교육당국도 알고 있지만 수수방관하고 있는 상태라고 개탄하면서 해법을 제시한다. 우선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입시 일정을 최대한 줄이자는 것으로 입학 사정 기간을 단축하면 된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컴퓨터 시스템으로 입학 업무를 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끝내면서 바로 방학을 하면 된다. 학기말 시험 후 실시하는 학사일정도 교육 당국의 결심만 있으면 큰 문제점 없이 개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학사 일정의 파행으로 교육력이 낭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므로 윤교사의 주장을 귀담아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