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유고에도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눈이 부셨다. 회계연도상 2012년 1분기 실적에 해당하는 이기간 동안 애플은 매출 463억3천만 달러, 순이익 130억6천만 달러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 분기의 순익이 15조원을 웃돈다니 그저 감탄할 뿐이다. 글로벌 선두기업임을 자랑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야후 등의 매출을 합쳐야 애플과 비슷할 정도니 ‘애플의 파워’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애플사는 현금 보유액이 660억 달러에 달하고 CEO는 천문학적 연봉을 향유하고 직원들은 꿈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또한 매년 전 임직원이 실적을 바탕으로 인센티브 잔치를 벌이고 있어 쥐꼬리만한 봉급에 시달리는 전 세계 직장인들의 질시를 받을 정도다. 돈(Money)있고, 비전(Vision)있고, 인재(Talent)가 준비된 애플은 사업 확장을 위한 또 하나의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에 건립중인 제2사옥으로 ‘애플 캠퍼스 2’로 명칭됐다. 신사옥은 비행접시 모양의 원형으로 고인이 된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우주선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70.4㏊로 방대한 규모로 내부는 초첨단시설과 인적 동선을 고려한 널찍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직원들을 위해 1천석 규모의 공연장과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애플 측은 “신사옥은 영감을 주는 21세기 일터로 애플의 혁신 가치와 편이성, 미적 감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스티브 잡스는 주변에 6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최우선시 했다. 하지만 같은 애플이라도 시선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건너가면 상황은 급변한다.
외신에 따르면 꿈의 기업으로 불리는 애플의 중국공장 근로자들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뉴욕타임즈(NYT)는 일주일 내내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근무하는 근무시간 초과문제와 독성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한 근로자 중독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외신은 1시간에 1달러도 벌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열악한 임금조건도 지적했다.
물론 애플 CEO 팀 쿡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으나 해외 애플공장의 문제점이 계속 밝혀지고 있어 애플의 성장에 윤리가 결여됐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제품에 열광하던 소비자들이 기업의 추악한 이면에 밝혀질 경우 등을 돌리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제 기업은 이익의 창출에 이어 과정의 윤리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21세기적 명제를 안고 있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