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Free Trade Agreement)는 국가간 무역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자유무역협정이다. FTA는 협정을 체결한 국가간에만 혜택을 주는 배타성을 갖으며 지역무역협정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체결된 FTA 건수가 지난 9년간 120건에 달한다고 하니 세계경제의 조류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알려진대로 우리나라의 첫 FTA 대상국은 남미의 칠레다. 2002년 10월 FTA협정을 체결하고 2004년 4월 1일 발효됐으니 벌써 8년의 역사를 지녔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 FTA협정 체결국은 2005년 8월 양국이 공식 서명한 싱가포르인데 거대시장과의 협정을 둘러싼 줄다리기 속에 기억하는 이들이 드물다.
이어 우리나라는 2006년 9월 1일 유럽자유무역연합과 FTA협정을 발효시켰는데, 여기서 유럽자유무역연합은 EU 전체 국가가 아닌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 등 4개국을 의미한다.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EU와의 FTA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거대시장으로 각종 이해관계를 조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2006년 7월 시작된 한-EU간 FTA협상은 상당한 진통 끝에 2010년 10월 협정에 사인하고 이듬해인 2011년 7월 1일 발효됐다.
이같은 FTA의 역사 속에 15일 0시를 기점으로 아직까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치 못한 ‘한-미 FTA’가 발효됐다. 2006년 2월 양국이 협상개시를 선언한지 꼬박 6년이 걸린 셈이다. 특히 ‘한-미 FTA’는 찬반 양론으로 나뉜 여론이 격렬한 공방을 벌인 후 어렵게 지난 2007년 4월 2일 협상타결을 선언했으나 재협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가뜩이나 국론분열의 원인제공자로 지탄을 받던 ‘한-미 FTA’는 두 차례 추가협상을 거치며 경제문제가 아닌 정치적 그리고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다.
‘한-미 FTA’는 4·11 총선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또한 여야의 첨예한 대립을 미루어 보건대 오는 연말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도 치열한 정쟁의 제물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 여야의 어떤 주장도, 찬반으로 나뉜 양측의 어떤 명분도 논할 생각이 없다. 다만 보통 국민들은 싼 값에 좋은 물건을 구입하면서도 농민이나 축산어업인 등이 희생당하지 않는 솔로몬의 지혜를 구하고 있다.
양손의 떡을 쥐기가 어렵다면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대안과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미 FTA’를 둘러싼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고 국익과 국민 앞에서 정파적 이익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