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기업의 마케팅은 상업적인 접근에서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증대시키고 이를 토대로 매출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매출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기업들의 마케팅은 단순히 상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기업의 이미지와 상품의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사회의 공헌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해 소비자에게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들은 문화적인 마케팅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사회와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문화마케팅은 문화와 예술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기업의 내·외적인 커뮤니케이션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업은 왜 문화예술적인 측면을 고려해 마케팅을 할까? 단순히 영업적인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기업은 상품을 팔아 매출을 올리는 상업마케팅에만 주력해도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기업구조는 소비자를 외면하고는 경영적인 이익을 창출하는데 무리가 있다. 때문에 기업은 사회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고 소비자에게 기업의 선의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구성원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줘 기업적 이익을 피드백으로 다시 불러오는 과정에서 문화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는 방송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4.11 국회의원 선거에 빠져들고 있다. 기존의 정당들은 당명을 바꿔가며 유권자들에게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가고자 노력을 기울이며 좀 더 새로운 인물, 좀 더 능력 있는 후보자를 공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하고 소외받은 이들은 불복해 탈당하는가 하면, 새로운 당을 창당하고, 다른 당으로 입당하기도 하고, 시위도 서슴치 않는다.
소비자인 유권자들의 시선을 과연 어떨까? 기업들도 자신들의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문화마케팅을 도입해 사회와의 소통을 나누고자, 사회적인 소임을 다 하고자 투자를 아끼지 않는데 하물며 국가를 운영하는 국회의원에 출마한 이들은 사회구성원들과 소통을 위한 작업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선거 때만 되면 불우한 이웃·소외 받는 이웃을 위한 정책을 봇물처럼 내놓는 정당들의 모습들을 유권자들은 과연 온전한 시선으로 바라볼까. 선거 때만 되면 장애인과 어린이들을 안고 사진을 찍는 후보자들의 마음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읽고 있을까?
최근 기업들은 기업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와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기업의 전략적이고 차별화된 문화마케팅에 주력하며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한다. 그렇다면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정당과 정치지망생들은 그들이 속해 있는 지역과 지역주민인 유권자들에게 과연 어떠한 마인드로, 어떠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정치판에는 정치적 문화마케팅이 있는가? 단지 정당을 알리고 후보자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마케팅은 있을지 몰라도 지역선거구와 유권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선거마케팅은 찾을 수가 없다. 후보로 나왔다가 공천에서 떨어지면 어느새 사라지고, 경선을 하게 되면 어깨띠 메고 정당을 알리는 점퍼 입고, 불특정 다수인 유권자들에게 열심히 잘 보지도 않는 명함을 돌리는 게 요즈음의 선거와 관련한 마케팅이다. 아니, 이를 마케팅이라 불러도 될지 고민스럽다.
선거는 당선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 정당과 후보자를 마켓(market)하는 마당이다. 일반시장이 아닌 특정한 상품을 파는 시장인 것이다. 후보자 자신을 팔아(?)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시장인 것이다. 유권자들을 효과적으로 만족시키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문화마케팅을 통해 선거의 우위를 선점하는 즐기는 선거판이 아쉽다. 예비후보를 등록하는 동시에 선거가 시작되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구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적인 마케팅을 접목시켜 감동을 준다면 사회와 국가에 공헌하는 그들의 마음가짐도 남다를 것이다.
/김선우 이천미술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