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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작은 실천이 맑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소통하라 그리고 겸손하라는 가르침을 깨달은 자는 깨끗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밖에 없다. 청심(淸心)은 깨끗한 마음자세다. 즉 청렴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유배생활 끝에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집필한 다산 정약용의 청렴사상을 여기서 잠깐 소개해 보고자 한다. 다산의 말에 의하면 청렴에 관한 한 욕심이 커야 한다. 청렴은 세상에서 가장 큰 사업이며, 큰 뜻을 품으면 반드시 청렴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뇌물·청탁을 안 받는 오늘날의 청백리(淸白吏)에 등급을 매긴다면 3등급 정도 된다. 내 것이 아니면 돌려주는, 그리고 부패된 언행과 생각조차도 귀에 담아두는 것을 두려워했던 1등급의 청렴과 오늘날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청렴하기 위한 작은 실천 사항을 언급하기 전에 먼저 청렴의지가 약한 사람들의 유형과 공통적 특징에 대해 알아보면 매사에 소극적이며, 의욕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청렴에너지를 확산시킬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효험을 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다음으로, 상관에게는 예의바르고 깍듯하나 아랫사람을 쥐 잡듯하는 사람이 대체적으로 청렴도가 낮다. 출세지향형이 부정부패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법이다. 혈연, 학연, 지연 등 정(情)문화에 얽매여 생활하는 사람 또한 부패하기 쉽다. ‘정(情)문화의 청산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충고를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정이 평안하지 못한 사람, 남의 탓을 잘하며 씀씀이가 큰 사람, 자기우월감에 사로잡혀 이기적 행동으로 일관해 조직원과의 마찰이 빈번한 사람 또한 청렴한 공직자와는 거리가 멀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 외에도 여러 유형이 있지만 아래 열거하는 10여 가지의 작은 실천을 통해 깨끗한 마음을 간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청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 세계적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도 1년에 두 차례 ‘생각 주간’을 갖는다고 한다. 그 기간에 깊이 생각하다 보면 평소 풀리지 않았던 일들이 차츰 내가 원했던 대로 실천 가능함을 깨닫게 된다. 둘째로 솔선수범하자! 볼링게임에서 앞에 있는 킹핀이 쓰러지면 나머지 핀들도 연달아 쓰러지기 마련이다. 셋째, 말을 적게 하고, 남을 말을 귀담아 잘 듣자! 칼자루를 잡으면 휘두르고 싶고, 권력을 손에 넣으면 군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이때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잘 듣는 일이다. 좋은 소리, 축하와 칭찬의 소리,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간언, 직언, 충언을 들어야 세상을 바로 알 수 있다. 넷째, 가정을 바르게 세우자! 가정생활의 문란함과 불성실은 부정부패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다섯째로 절약하고, 자원을 재활용하자! 청렴한 사람은 검소함이 몸에 베어 생활함을 중시한다. 여섯째로 악습을 재빨리 간파해 제거하자! 쾌쾌묵은 악습과 폐습을 깨뜨리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최상의 활동이므로 부패인식 지수의 하나인 도덕적 해이, 도덕불감증을 없앨 수 있다. 일곱 번째로는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이 세상에 공짜는 하나도 없다. 여덟째, 업무시스템을 단순화하자! 중국의 주룽지 전 시장의 한 개의 기구, 한 개의 창구, 한 개의 도장이 청렴도 향상의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아홉째,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자!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할 수 있고, 피그말리온 효과의 근원은 아낌없는 격려임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독서를 많이 하자! 청렴한 관리가 부임지를 떠날 때에는 수레에 각종 패물과 값 비싼 물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책들과 유유자적(悠悠自適)해야 한다는 일화가 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렴은 작은 실천으로부터 승화해 어떤 제도나 정책의 근본(根本)이 된다. 인성을 파괴하는 근본은 그대로 놔두고 잔가지만 쳐낸다면 결국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어려서부터의 인성교육은 미래의 국가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고, 부패지수를 낮출 수 있는 작은 실천의 모태(母胎)가 되는 셈이다. 또 바른 인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으로부터 시작해 백년대계(百年大計)의 실천교육으로 삼아 맑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정준 군포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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