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났지만 4월 7일은 ‘신문(新聞)의 날’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 61주년을 맞은 지난 1957년 제정됐으니 올해로 56회를 맞았다. 올해 신문의 날 표어는 ‘펼쳐라 넘겨라 세상과 소통하라’로 희망을 노래하고 있지만 새로운 환경을 맞은 신문의 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터넷뉴스 구독률은 77.9%였고, 종이신문 구독률은 67.8%로 처음 인터넷뉴스 구독률이 앞섰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각종 자료들을 나열치 않더라도 앞서가는 IT산업으로 인해 새로운 미디어에 열광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것을 눈치 챈 힘 있는 중앙언론들이 대거 종편이라는 이름을 걸고 방송으로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신문이 생존할 미래는 없는가. 다행인 것은 우리보다 앞서 이러한 환경을 겪었던 선진국의 경우 신문, 특히 지방지의 생존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특정지역의 경우 지역지가 폐간되자 이를 대체할 블로거나 각종 대체미디어가 대거 출현해 뉴스와 정보를 쏟아냈다. 그러나 넘쳐난 뉴스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뉴스소비자들은 정제되고 권위있는 뉴스에 목말라했고 이를 위한 전문집단인 기자의 필요성은 다시금 확인됐다. 이렇듯 뉴스소비자가 신문을 다시 찾게 하기 위해서는 ‘팩트(fact)’에 충실하고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신문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신문, 특히 지방지의 현실은 암울하다. 오래전 출입처에서 부대꼈던 선배기자는 지방지 편집국장을 거쳐 사장을 역임한 후 ‘신문의 날’을 맞아 소회를 밝혔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대로 말도 못하는 언론, 언론을 돈벌이로 치부하고 돈벌이를 마치 자랑하듯 하는 사이비 언론 사업가들--- 세상이 이렇게 변하가는 것을 보고 부끄럽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희망을 잊지 않았다. “신문이 신문답다면, 신문에 모든 것을 담아낸다면, 기사를 똑바로 쓴다면, 기자가 제대로 일을 해낸다면, 소유와 경영을 달리한다면, 신문이 철학을 갖고 간다면 살 길이 있다고 봅니다”라는게 지방지와 평생을 지낸 그의 진단이다.
신문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면서도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성격을 갖는다.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조직문화를 통해 사회를 정화하고 지역발전을 꾀할 책무가 신문에게는 있다. 또 그러한 책무에 가장 충실한 신문만이 생존할 것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