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들의 고질적인 병폐가 꼬리물기다. 교통신호가 진행할 수 없는 신호로 바뀌어도 교차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앞 차량 꽁무니를 바짝 뒤따르면서 꼬리물기가 이어진다.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이기는 커녕 오히려 속도를 올려 꼬리물기를 하려다가 앞차를 추돌하거나 도로 중간에 갖혀 애를 태우기도 한다. 무리하게 신호등을 무시하고 진행하는 차량들이 사거리에서 큰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거리를 전체적으로 비추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도심지 교통사고의 절반 가량이 사거리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거리 전체를 비추는 CCTV가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따름이다. 실제로 사거리에 방범용이나 교통위반 단속용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들 CCTV들은 일부 도로구간만 조망할 수 있어 사거리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감지하는데는 한계가 있는것이 현실이다.
수원시내에서 지난 한해동안 발생한 4천여건의 교통사고 발생건수 중 절반가량인 2천여건이 사거리 등 교통병합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거리에는 교통사고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것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교통사고가 수시로 발생하는 사거리에 CCTV가 설치되지 않아 교통사고 해결을 목격자에 의존하는 것을 보도라도 CCTV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수원시내에 설치된 52대의 CCTV는 교통관제용으로 교통정보를 수집해 교통흐름을 원할히 하는 역할만 담당하고 있을 뿐, 사고가 발생하는 교차로는 교통사고 발생 시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거리 교통사고의 경우 당연히 CCTV의 도움을 받아 사건이 원활하게 해결될 것으로 믿었던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찰도 불만이 많다. 정확한 사건처리를 위해 CCTV를 확인하지만 교차로를 전체적으로 촬영하는 CCTV는 단 한곳도 없어 교통사고 발생시 잘잘못을 따지는 당사자들끼리 싸움도 종종 벌어지고 있어 애를먹고 있다. 경찰은 교차로에 CCTV설치를 원하고 있지만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수원시의 입장도 그리 편치 못하다.
수원시는 최근 강력사건 발생으로 범죄예방 차원에서 구도심권에 방범용 CCTV를 집중적으로 설치하다 보니 예산확보 등의 이유로 교차로에 CCTV를 설치하는일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주택가의 범죄예방 못지않게 대로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교통사고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서라도 교차로에 CCTV를 설치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