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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갈대’ 갈때가 되면 갈테니 태우지 마소

 

광교산 옹달샘에서 소근 소근 솟아 나온 작은 물방울들이 숨소리를 맞춰 가며 수원시 내 한복판을 유유히 흘러 황교천에 이르니 인간을 포함한 이름도 생소한 많은 생물들이 수원천에서 함께 인연을 지어 살아간다. 밀어, 꾹저구, 버들치 등 13종의 어류와 곤충들이 벌개미취, 황새냉이, 개여뀌 등 95종의 많은 풀들과 함께 생을 이어가며 자연의 하모니를 이루어 간다. 자연환경수인 광교산 물의 흐름에서 상쾌한 소리의 조화와 산소가 주는 신선함은 수원시민들의 정서에 활력소를 주는 친환경적인 자연의 보배이다. 그 중에서 광교저수지부터 화홍문 사이에 자연 하천에 서식하는 이름 모를 많은 풀들과 함께 ‘갈대’가 맑은 물소리의 흐름에 더불어 자연의 향연에 솔리스트가 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로 우리를 반긴다.

모진 겨울을 헤치며 솟아오르는 갈대는 시원한 광교산의 바람과 작열하는 태양의 에너지를 흠 뿍 받으며 가을이 되면 하얀 너울이 되어 오가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여 준다.

마치 사람과도 같이 태아에서 태어나 삶의 여정을 시작하여 청장년을 거쳐 노년에 이른 인간들의 하얀 머리 색깔을 표현하여 주듯이 수원천의 그 갈대는 하얀 깃의 날개의 춤을 춘다. 이 아련한 생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갈대밭에는 이른 봄까지 어김없이 연화교 사이에 있는 수원천변 벽면에 이러한 글귀가 붙여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만나게 된다.

“갈대!” 갈 때가 되면 갈 테니 태우지 마소“

어떤 사람은 무심코 지나는 치는가 하면 지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그 글을 음미하는 광경도 많이 보게 된다. 가끔 산책하는 필자인 나도 그 글귀가 우리 인간사를 보는 것 같아 물가에 바위에 걸터앉아 글의 내용을 깊은 향의 차 한 잔과 함께 음미하여 보고는 하였다.

“갈대”가 갈 때가 되면 갈 테니 태우지 말아 달라는 이 글을 읽는 귀하께서는 무슨 감성을 느낄 수 있는지. 왠지 마음이 숙연하여 지게 됩니다.

현 사회의 삭막하고 인간미가 무감각한 사람들의 요원한 시대상의 현상이 뇌리를 스쳐갑니다. 사람들은 60세가 되면 “남는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의 잣대를 그려댑니다.

그래서 한 평생을 삶의 현장에서 모든 것을 다 받쳐 일하던 그들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마무리하자고 새로운 설계를 하면서 인생의 예약되지 않은 낯선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한번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洛花難上枝(낙화난상지)-한번 진 꽃은 다시 가지로 못 돌아감>가 되어 삶의 생을 마감하지만 그래도 ‘갈대’는 그 자리에 다시 싹이 올라 하얀 마무리 잎 새를 바람에 휘날려 준다.

그런데 인간들은 동절기를 이겨내는 그들(갈대)를 여지없이 누군가 불태우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희열을 느끼는 것을 보면서 아린가슴을 표현한 것이 아 닐 런지. 우리가 사는 현 사회를 비유하여 보면 정치권에서 조차 여론조사에서 표본 자료에서 마저 소외되는 노년들의 처지와 상통되는 면이 있다고 본다.

젊고 유능한 사람만이 모든 것인 양 제도권 적으로 가는 과정에 후진을 위하여 ‘용퇴’라는 단어로 사회의 단면을 나이로만 기준 잡는 우(愚)를 범하고도 있다고 본다. 젊음이라는 것을 나이가 아닌 열정과 능력도 함께 융합하는 조화의 사회상이 인간성의 휴머니즘을 갈구하며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삶의 현장 이라고 판단된다. 삶이 인간을 속일지라도 가는 세월의 나이는 어이 할 수 없다고 본다. 세대 간 계층 간 서로 소통이 원활하여 약속 되어 있지는 않은 꿈으로 그려지는 미래의 세계에 행복하게 접근 할 수 있는 용기를 줄 때, 무언가 하면서 살고 있다는 욕구감이 성취되는 것이다. 성취감을 향유 하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우리는 “새 삶”이 솟아오르는 것을 막지 말아야 될 것이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세상 이치다. 세상사의 모든 것이 본 논제에서 보듯이 수원천의 물줄기도 광교산 속의 작은 옹달샘이 근원지가 되는 것이다. 거대한 양자강도 그 물의 근원은 불과 술잔에 넘칠 정도의 적은 물 (남상-濫觴)에 불과하다는 고사성어도 있다.

모든 사물의 시초나 근원은 옛것이 있기에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기에 미래가 있는 것이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하늘을 보고 행복의 웃음이 함께 피고 함께 지는 모란의 이치와도 같이 인생의 귀감(龜鑑)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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