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 임기가 30일 시작되지만 기대를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야의 원구성 난항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회는 지난 13대 이래 6대를 거치는 동안 법정 개원일을 지키지 못했다. 이번 19대 또한 첨예한 대립으로 파장국회는 불을 보듯 뻔하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위한 대립은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의석수를 기준으로 새누리당 10석, 민주통합당 8석으로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9대 9로 나누자고 주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상임위원장 몫을 배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 호화판 의원회관은 또 무슨 소린가. 화려한 유리 외벽으로 치장된 국회 제2의원회관이 지난 23일 문을 열었다. 건립비용이 1천881억 원이며 의원 사무실 면적은 기존 85.6㎡(약 25평)에서 148.76㎡(약 45평)로 늘어나 ‘호화건물에 혈세낭비’란 지적이 나온다. 급기야 정치권 내에서조차 “지나쳤다”는 반성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4일 “의원회관이 국민 눈에 좀 지나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많았다”며 “재정위기를 걱정하는 의원들의 말과 실제 국회에서 돈을 쓰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옛 건물도 내년 7월까지 의원실 2개를 하나로 합치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며 총 477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사무총장에게 옛 의원회관의 방을 두 개씩 터는 것도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의 제동으로 국회의 무분별한 돈 씀씀이 행태가 달라질지 두고 볼 일이다.
신축 의원회관은 지나치게 호화로워 ‘호텔급’이란 지적을 받을 만하다. 2천억 원에 육박하는 건설비용도 1만여 명의 공무원이 상주할 서울시 신청사와 맞먹는 수준으로 비판이 나올 만하다. 새로 비치되는 사무용 가구 등 집기류와 카펫 교체 등에도 18대 국회 개원 비용의 2배가 넘는 35억 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그들만을 위한 전용 사우나도 새로 열었다. 의원전용 시설은 호텔급이지만 민원실은 여전히 단칸방 수준인 것이다.
새로 지어진 의원회관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국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식물국회와 최루탄국회라는 오명을 남긴 18대 국회만 생각해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새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호화판 회관에서 4년동안 버티면 그만이지만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해갈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