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6 (토)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사설]염태영 수원시장의 시정 소신

염태영 수원시장이 요즘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그 중 최근의 일 두 가지를 들어보자. 하나는 연화장 내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비 건립문제다. 또 하나는 시청에서 벌어진 장애인들의 농성사건이다. 염시장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단호하면서도 원칙적으로 풀어갔다. 먼저 수원 연화장에 故노무현 대통령 추모비건립을 두고 보훈단체 회원들의 항의 농성이 있었다. ‘수원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데 연화장에 건립하는 것은 대다수 시민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는 게 반대이유였다. 보수단체들의 방해로 두 차례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노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된 날인 29일 밤 조형물 제막식을 가졌다.

보수단체들의 항의에 염시장은 “추모비 설치허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된 만큼 철회할 계획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보훈단체 측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신청을 내어 법률적 판단을 받아보면 될 것”이라고 ‘친절하게’ 출구전략까지 제시해주기도 했다. 염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보수적인 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수원에서 이념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추모비 설치에 부담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보수단체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지역의 현실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 좌우의 기준은 모호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지난 수 십 년 간 위정자들이 정치적 반대자를 공격할 때 색깔론을 들먹이고, 좌우 이념논란을 벌였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110만명이 사는 수원시장이라는 자리는 소득 없는 이념논쟁을 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며 지자체의 책임과 역할을 더 잘 이행할 것인가를 고민하기에도 부족한 자리라는 것이 염시장의 생각이었다. 최근 수원시청 로비에서 벌어졌던 경기지역장애인단체들이 이동권 확대를 요구하며 벌인 농성에서도 염시장의 생각은 드러난다.

과거 같으면 공권력을 동원해 원천봉쇄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했을 것이다. 그러나 염 시장은 욕을 먹어가면서도 인내력을 갖고 끊임없이 합리적인 대화를 실무진에게 주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확대는 배려가 아닌 공공의 당연한 책무라며 “이동권 확대를 위해 2013년 상반기까지 특별교통수단 44대 운영과 함께 저상버스 전면 도입, ‘수원시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조례 및 시행규칙 개정’ 등을 마련하겠다”고 약속 했다. ‘정치적 수사’가 난무하는 우리 정치 현실에서 염 시장의 합리적 시정소신은 신선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