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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1980 한국’, ‘ 2012 이집트’

1980년 한국의 봄은 그야말로 벚꽃이 만발한 화창한 시작을 알렸다. 철권통치를 휘두르던 박정희 대통령이 전년에 사망하면서 ‘서울의 봄’을 알리는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다. 그해 봄에는 누구도 대한민국의 민주정부 수립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다만 국민들의 관심은 다음 대통령이 김영삼, 김대중 ‘양김씨’ 가운데 누구냐에 쏠렸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건 단식을 벌였고, 평생을 ‘인동초’같은 삶을 살아온 ‘양김씨’였기에 누가 되든 민주정부가 들어설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평생의 목표가 손에 잡힐 듯 다가서자 ‘양김씨’는 분열했다. 양자 가운데 누구도 양보하지 않았고, 민주화세력도 양분됐다.

민주세력의 양분은 국민 분열로 이어졌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군부가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新軍部)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당 및 정치활동 금지, 국회폐쇄, 국보위 설치 등을 밀어붙였다. 이들 신군부세력은 이들 통해 정권을 탈취하고, 10여년간 국정을 농단했다. 물론 1997년 대법원에 의해 이들의 행위가 쿠데타로 확정되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1980년 서울의 봄이 있기까지 희생했던 민주시민들의 꿈과 민주를 갈망했던 국민들의 열망은 배반당했고, 역사는 후퇴했다.

중동의 강국 이집트가 17일 역사적인 첫 대통령선거를 끝냈다. 무슬림형제당의 무함마드 무르시 후보가 51%를 조금 넘긴 득표율로 무소속인 아흐메드 샤피크 후보를 이겼다고 선언했지만 외신들은 이번 결선 투표가 1차 투표때와 같은 열기없이 맥빠진 분위기였다고 전한다. 이유는 민주세력의 분열이다. 독재정권을 몰아낸 민주세력이 분열해 후보를 난립시킨 결과, 교조적인 종교색채가 강한 이슬람 후보와 독재자 무바라크 밑에서 총리를 지낸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이는 역사의 후진성을 가져왔다. 따라서 목숨을 걸고 민주혁명을 완수한 시민들과 학생들은 선거거부운동까지 벌였다.

이런 혼란상황에서 이집트 군부가 나선 것은 어쩜 당연해 보인다.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는 군최고위원회가 투표후 군부권한을 강화하는 임시헌법을 발동했다. 이미 투표에 앞서 의회를 해산시켰던 군부는 새로운 의회가 구성될 때까지 입법권과 예산감독권을 갖겠다고 선언했다. 다음 수순은 보지않아도 뻔하다.

1980년 한국에서 일어났던 일이 2012년 현재 이집트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아! 역사는 반복되는가.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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