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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외로운 조지

‘외로운 조지(Lonesome George)’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핀타섬에 사는 코끼리 거북이다. 100세로 추정되는 조지의 이름 앞에 ‘외로운’이 붙은 이유는 이 섬에 남은 마지막 코끼리 거북이기 때문이다. 그런 조지가 최근 죽은 사체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현재 갈라파고스 섬마다 여러 종류의 코끼리거북이 살고 있는데, 조지는 ‘켈로노이디스 니그라 아빙도니(Chelonoidis nigra abingdoni)’의 최종 생존개체로 여겨져 왔다.

영원히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똑같지만 조지는 코끼리 거북의 평균수명의 절반정도인 100살의 젊은 나이(?)로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 과거 이 섬에는 조지의 형제인 코끼리 거북들이 번성했으나 섬을 찾은 선원과 어부들이 거북을 남획하고, 식량 확보차원에서 풀어놓은 산양이 거북의 먹이를 먹어치워 개체수가 급감하더니 급기야 ‘멸종 동물’ 리스트에 올랐다. 조지가 생을 마감한 갈라파고스는 인간의 기원을 추적한 ‘진화론’의 고향이다. 1835년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방문, 진화론의 아이디어를 얻고 유레카를 외쳤다. 대륙과 격리된 덕분에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갈라파고스의 거북과 지빠귀 새가 다윈에게 ‘종(種)의 기원’을 쓸 영감을 제공한 것이다. 그런 갈라파고스에서 들려온 또 한 종(種)의 영원한 퇴장은 시사하는 바 크다.

국제기구에 따르면 지구상 척추동물의 20%가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들어섰다. 이는 지구의 생물학적 환경이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한계의 도달했거나 이미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외로운 조지’와 비슷한 처지의 수많은 멸종생물의 뒤에는 지구상 먹이사슬의 가장 최고정점인 인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60초마다 동물이 멸종되는 캠페인성 광고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일의 환경단체인 분트가 제작한 광고는 인간의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남획으로 지구상에서 60초마다 한 종씩 사라지는 동물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릴라와 불곰, 회색바다표범이 각각 12를 가리키는 시침과 11을 가리키는 분침 사이에 찡겨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인간의 만행은 부메랑이 돼 다시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다. 또 인간 스스로 창조한 생활환경이 인간을 옥죄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사회가 양육과 교육에 드는 돈을 감당치 못해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3011년경 일본인은 멸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어디 일본인뿐이랴.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면 인간도 지구를 떠날 날이 멀지않아 보인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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