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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평화누리길 등 도보여행길 안전문제

우리나라의 ‘걷기열풍’은 제주 올레길의 창시자 서명숙 씨로부터 비롯됐다. 물론 그전에도 이른바 ‘뚜벅이’라고 불리는 도보여행자들이 적지 않았지만 제주 올레길이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이 길에 몰리면서 제주 관광의 패턴이 바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어 각 지자체에서 제주 올레길을 벤치마킹한 ‘~길’이 경쟁적으로 생겨났다. 이제 걷기가 대세다. 걷기는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평화를 주는 좋은 운동이자 휴식이다. 그런데 얼마전 제주 올레길에서 여성 도보여행자를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제주올레길은 타격을 입었다. 혼자 걸어도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이 길에서 여성이 혼자 걷는 모습이 사라졌다. 사실 도보여행자들은 혼자 걷는 것을 좋아한다. 시끄럽고 혼란한 도시생활에서 빠져나와 나만의 시간을 만들고 사색과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충전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돈을 들여가며 비행기나 배를 타고 먼 남쪽 끝 지방인 제주도까지 갔던 것이다. 어쨌거나 이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제주 올레길 뿐 아니라 전국 도보여행길의 안전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각 지자체들은 그동안 도보여행길에 대해 지나치게 낭만적인 관점에서 일을 추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길만 연결시켜 놓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지난번 올레 살인사건 같은 범죄를 부를 수 있다. 이에 경기도가 평화누리길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하고, 평화누리길 지킴이를 운영한다고 한다. 평화누리길은 김포-고양-파주-연천 등 남한 최전방 지역을 잇는 전체 12개 노선(184㎞)의 도보여행 코스다. 도는 제주 올레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평화누리길 탐방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시·군과 합동으로 전체노선을 대상으로 치안 취약지역, 재해위험지역, 안내 표지판 등을 전수 조사했다. 이 결과 평화누리길 중 김포 대명항, 고양 행주IC, 파주 탄현산단 인근, 연천 설운교 주변 등 17개 지역이 치안 취약지역으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평화누리길만 취약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내 각 지자체가 조성한 도보길들은 대부분 호젓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더구나 경기지역은 서울에 이어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외국인과 외지인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즉 범죄에 그만큼 많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누리길에만 방범용 CCTV를 설치하고, 지킴이를 배치할 일이 아니다. 도내 전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당연히 야간이나 여성 혼자의 여행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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