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는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롬니 후보는 이날 새벽 자신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대통령선거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 나라는 지금 중요한 시점에 있기 때문에 당파적인 논쟁과 정치적인 행보를 계속해선 안 된다”면서 “우리 지도자들은 국민을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당선 연설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으로 흥망성쇠를 함께 할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 덕분에 이 나라는 전진한다”며 “롬니와 국가전진 방안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경쟁의 끝은 멋있었다. 롬니는 패배를 인정하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고, 오바마는 패배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미국에서나 봄직한 아주 멋진 연설’이라고 한다면 친미주의라고 비난받을지 모르나 이것이 미국의 힘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무대를 국내로 옮겨보자. 오늘로 대한민국 대선은 딱 40일 남았다. 째깍째깍 대선 시계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아직 후보조차도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대선은 야권 후보단일화라는 화두에 모든 일정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후보단일화는 이제 야권의 전통이 되어버렸다. 후보 단일화는 순전히 ‘위기의 발로’라고 봐야 한다. 합치지 않으면 필패라는 패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어찌되었든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본격적인 단일화 수순 밟기에 한창이다.
향후 정국은 대선 최대 관전포인트인 단일화를 중심으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문, 안 후보는 이날 ‘새 정치 공동선언’을 위한 실무팀 인선을 완료하고 단일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어느 후보가 최종 대선후보가 될지를 점치면서도 두 후보가 대권과 당권을 나눠 갖는 선에서 쉽게 정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만일 이 가정이 현실화 된다면 문-대권, 안-당권이 될지 문-당권, 안-대권이 될지를 점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직격탄’을 맞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직접 나서 “정치공학적 술수”라며 공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어느 후보가 상대하기 쉬울지를 점치면서 대선 새 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문-안이 유세현장에서 보여줄 파괴력을 감안해서라도 박 후보는 러닝메이트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