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곳곳에 안전문화가 정착 될수 있도록 사회 각 분야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행복하기를 원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 일을 한다는 것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일을 통해 자기계발과 꿈을 이룰 수 있고, 일을 한 대가인 소득으로 가족과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장 내에서 일을 하다 산업재해로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의 고통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의 꿈을 접어야 하는 등 산업재해로 인해 불행을 겪게 된다. 또한 일을 못하게 됨으로써 소득이 없어져 가정의 행복마저 무너질 것이다. 이처럼 산업재해는 재해자와 그 가족을 모두 불행하게 만든다.
산업재해로 남편을 잃은 어느 부인이 쓴 수기를 읽은 적이 있다. 남편이 근무했던 회사 사장과 부인이 나눈 대화에서 “사장님은 전 직원 중 한 명을 잃었을지 몰라도 저는 세상을 모두 잃었습니다”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근로자를 고용해 사업을 하는 기업주 입장에서도 산업재해는 행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안전관리 부실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근로자에 대한 치료비, 보상금뿐만 아니라 일을 못하는 만큼 생산 차질이 생기고, 이는 납기 지연과 이윤 감소로 연결될 것이다. 또한 근로자의 사기저하와 사고 발생이 노사의 갈등요인이 될 수도 있다. 기업주의 꿈이 담긴 회사가 산업재해로 인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안전이란 이런 불행한 일의 원인이 되는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거나 개선하는 과정이다. 지난해 1년 동안 우리나라 일터에선 9만3천여 명의 산업재해자가 발생해 이중 2천100여 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18조 원을 넘었으니, 재해 1건당 1억9천만 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요즘과 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이 손실이 보전되었다면 연봉 2천만 원의 근로자 90만 명을 신규로 채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즉, 산업재해가 90만 명의 잠재적 취업자와 그 가족의 행복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산업재해 없는 일터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망은 가만히 있어선 이루어질 수 없다. 산업재해가 없으려면 일터가 안전해야 하고,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먼저 안전일터를 만들기 위해 사업주는 위험한 시설, 유해한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안전제일을 생활화 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근로자의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진단, 금연운동 등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근로자는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작업 전 안전점검, 작업 중 보호구 착용, 작업 후 정리정돈을 습관화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안전은 일터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 모든 분야에 안전제일을 생활화, 습관화한 안전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정과 학교, 사회 각 분야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 아이에게 조심하라고 하기보다, 안전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부모님이 먼저 보여주고 가르쳐줘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머지않아 산업사회로 진출할 예비산업인력임을 감안해 졸업 전에 안전의식을 고양시킬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고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에게 습관화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생활 속에서 차근차근 짚어보고 위험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는 ‘조심조심’ 문화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문화가 우리 생활 곳곳에 정착될 때, 안전은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 우리의 행복을 지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