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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전성군"‘젖소짜는 이등병’이 바라는 농촌"

 

며칠 전 TV에서 ‘젖소 짜는 이등병’이란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축사에서 30개월간 일하면서 군복무를 대신하는 대체복무제(代替服務制)의 현장이다. 대체복무제란, 국가에서 군복무 대신 농어촌 노력봉사 등 사회복지관련 시설에서 일하는 것으로 군복무를 인정하는 제도다.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젊은 농촌후계자가 있다는 게 가슴 뿌듯하면서도 이런 후계자가 극소수라는 게 마음이 아프다.

실제로 우리 농촌은 청년후계인력은 유입되지 않고 고령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과거 7080세대의 대학생시절, ‘농활’은 한국 대학생의 필수 코스였다. 주로 여름방학이 되면 학생들은 농촌으로 가서 부족한 일손을 보태며 실천하는 지성인의 면모를 배웠다. 농활은 배움과 실천이 만나는 생활 속 현장이었다.

대학생들은 농활에 대한 각양각색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글로만 공부하던 학생들이 처음 해보는 농사일에 밭을 매다 기절하거나 생각 외로 농사를 잘 지어 마을 어르신이 땅을 줄 테니 와서 살라고 하는 등 자신만의 농활 체험담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자본주의 4.0, 마케팅 4.0 등 4라는 숫자가 대세다. 이것들이 강조하는 것은 따뜻한 가슴, 따뜻하고 행복한 성장을 담는 시대, 따스함과 배려, 협력적 경쟁을 통한 상생행복 추구이다. 이러한 최근의 경영이론과 철학들 속에는 ‘농활’이나 ‘새마을운동’이 전통적으로 추구했던 미풍양속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녹아들어 있다. 사실 큰 기업들이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부러움마저 든다. 이러한 공동의 가치를 존중하던 사회가 우리 농촌 아니었던가.

근래 농촌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산적한 문제들을 시원하게 해결하기란 만만찮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농촌의 위기가 곧 국가의 위기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우리 농촌이 가지고 있던 협동정신, 두레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그래야 농촌에 자본이 쌓이고, 국민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무한한 유무형의 자원을 소유하고 있다고 농촌이 도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민, 농협, 지자체, 지역주민, 지역사회가 협력을 도외시한 채 개별적으로 활동한다면 농촌에 희망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젖소 짜는 이등병’은 더 많은 친구들을 원한다. 현재 대체복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80여 개국으로, 이 가운데 헌법 또는 법률로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국가는 40여 개국이다.

작년에 국방부는 당초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했던 병역 대체복무제를 2015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립 한국농수산대학 졸업생들이 일정기간 농어업에 종사하면 병역 대체복무를 인정해 주는 등 청년 후계농어업인 병역 대체복무제도는 일단 2015년까지 지속된다.

하지만, 농촌에 오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농업을 이끌 후계 농업인을 확보하려면 병역 대체복무제의 유지가 절대 필요하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후계인력육성의 체계적이고 일원화 된 정책을 위해 병역대체복무 영구화 및 후계인력육성지원 조례 제정 등을 조속히 시행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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