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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희구"안산화장터 부지 선정전 정하고 추진했다"

 

안산시가 2010년 12월 화장터 건립 부지를 발표한 이후 주민과 시의 첨예한 대립 속에 주민들은 시간을 쪼개어 매일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동시에 매월 1회 정도 정기적인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다른 점이 전혀 없어 안타깝다.

2010년 8월 26일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 1차 회의 당시 시는 서락골을 차폐가 양호하고, 접근성도 좋고, 거주 지역에서 멀어, 사업 추진 시 민원이 적을 것이라며 최적지로 부각시켜 선정위원들에게 보고 했다.

그러나 추모공원 사업의 심각성을 우려한 시의회는 2011년 행정사무조사특위를 구성해 선정위원들에게 ‘선정 시 무엇을 가장 중시했느냐’고 질문했고, 선정위원들은 ‘기술평가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참고했다’고 했다. 시가 초반부터 최적지임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던 바로 그 내용들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용역보고서와 기술평가지표에 포함시켜 놓고 이를 토대로 선정위원들에게 채점을 시켰다는 것은 시 의도대로 선정방향을 끌고 갔다는 확실한 증거다.

또 모 시의원이 ‘그런데 (안산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일사천리로 빨리 서둘렀죠?’라고 질문하자 용역회사 관계자는 ‘입지선정 부분은 사실 지자체에서 결정을 대부분 다 하고서 그 후에 용역을 주곤 하거든요’라고 답변했다.

이는 용역보고서 자체가 객관성은 전혀 없이 시의 지시대로 특정 지역에 초점을 맞춰 현황조사, 분석, 견해, 결론 등을 만들어 선정위원들에게 제시했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다.

더구나 선정위원들은 ‘평가표 기준을 벗어난 채점은 잘못된 것이다’, ‘평가 기준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켜져야 한다’고 답했으나, 재량의 범위를 이탈해 채점한 자료가 대부분임을 확인하고 나서는 ‘경험을 통한 80%의 주관을 가지고 소신껏 평가했다’고 말 바꾸기를 했다. 이렇게 표리부동한 선정위원들의 잘못된 평가 결과에 대해 시민들에게 승복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선정결과를 발표하기 5일 전인 2010년 12월 10일에 이미 화장장 후보지로 양상동 서락골이 결정됐다는 시의 서류가 언론에 공개된 사실이 있다.

해당부서에서는 서류 공개에 당황을 감추지 못하다가 급기야 ‘오타’라 변명하면서, 2010년 12월 13일 ‘지역주민 의사가 당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95%의 반대 의견을 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시는 이틀 후인 12월 15일 서락골로 발표함과 동시에 ‘12월 10일 기술평가에서 이미 큰 점수 차이로 결정됐다’고 말 뒤집기를 했다.

왜 그렇게 서락골로 정하려고 기를 썼는지? 무슨 말 못할 이유라도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기만 하다. 안산시장실에는 ‘역지사지(易地思之)’란 액자가 잘 보이는 곳에 걸려 있고, 처음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시장이 자랑(?)삼아 설명을 하곤 한다고 한다. 서락골로 선정된 결과에 대해 주민 편에서 한 번이라도 심도 있게 고민해 봤는지 묻고 싶다.

바르게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정해졌어도 수용하기 어려운 일을 억지로 꿰맞춘 정황을 알고서도 시가 하는 일이니까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고 할 수 있는 일일까?

시설이 좋아서 공해도 없고 좋은 추모공원이니 호수공원에다 짓겠다고 했을 때 안산시민 전체의 반대 의견을 시장이 막을 수 있을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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