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그 비밀은 ‘기억’에 있다고 한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떠올릴 기억이 적어져 그만큼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 누가 빨리 가는 세월이 두렵지 않으랴.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익어가고 싶다.
새해를 맞아 내 자신과 몇 가지 약속을 하게 되는 이유다. 우선, 계획의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에 비슷한 계획을 세웠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참고하여 오류를 줄여야겠다.
둘째, 행복을 느끼면서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 호스피스들에 따르면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성공과 재산이 충분치 못했던 것이 아니라 ‘생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 것’이었다 한다.
각박한 현실과 곤란한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우리 경찰에게는 고통스런 위기의 순간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행복하기 위해 추가해야할 덕목은 어려움이 찾아와도 ‘필요 없는 고통은 아무것도 없다’며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다.
지나보면 고통스러웠던 바로 그 시기가 그럼에도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지난해 ‘수원 사건’만하더라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들을 했지만, 112 개선 및 치안 인프라 확충의 추진 계기가 되지 않았던가.
마지막으로, 인생의 좌우명처럼 생각하는 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을 실천하고 싶다. 어느 곳에 가든 주인이 되어 그 자리에서 진면목을 보고 또 보이라는 말의 뜻처럼, 서있는 자리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겠다.
여생의 첫날인 오늘! 조만간 승진자 발표 후 인사가 있을 우리 경찰 동료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다. “어디에 있든 그 곳의 주인이 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