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34개 OECD국가 중 32위라는 소식을 들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불황의 깊은 골로 인해 꽁꽁 언 서민들의 마음은 겨울철 쌓인 눈처럼 좀체 녹지 않는 듯하다.
이렇듯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남양주시 별내면 소재 한 부동산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규칙이 있다. 그것은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5%를 계약자 명의로 기부하는 규칙이다. 작년 한 해 이런 방식으로 기부된 금액만 66만5천원이었다. 이 부동산에서 거래를 하면 예외 없이 누구나 자동으로 기부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화도읍에는 월 1회 짜장면을 1천원씩 판매하는 행사로 마련된 금액을 기부하는 중국요리집이 있다. 손님들은 싼값에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좋고, 판매대금은 이웃돕기에 사용되니 더 좋다. 배를 두드리며 문을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한 식당은 외식하기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초청해 월 1회 외식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매월 1일에 발생한 수익금의 10%를 기부하기도 한다.
그 옆 동네에 있는 한 치과는 임플란트 치료비의 3%를 적립하여 기부하며, 또 다른 한 치과는 틀니에 사용된 폐금을 모아 후원금으로 쓰고 있다.
평내동에 있는 미용실에서는 앞머리 자르는 비용을 모두 적립해 기부하며, 가구를 1천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통해 후원금을 마련하는 진건읍 소재의 가구점도 돋보인다.
마석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쌀을 조금씩 모아 600kg이나 되는 쌀을 기부했으며, 와부읍에 사는 주유소 사장님은 자동세차비 수익금으로 쌀을 구입하여 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자재를 이용하여 매트리스를 제작, 독거노인에게 지원하는 매트리스 회사가 있는가 하면, 특허권 소송에서 승소하여 받은 비용 전액을 기부한 회사도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도농동 소재의 고등학교에는 UCC 대회에서 수상한 상금 전액을 기부하여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한 훈훈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리고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어떤 모임에서는 버디를 기록할 때마다 1만원씩을 적립하여 기부한다. 동호회원들은 작년 한 해 70만원의 적립금을 기부하였고, 버디의 기쁨은 나눔으로 더욱 커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나눔을 생활화하여 삶을 더욱 생기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가는 남양주시민들이다.
이같이 작은 생활 속 나눔으로 작년 한 해 모금된 후원금은 모두 6천300만원에 이른다. 생활 속 특별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몇몇 있다고 해서 당장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높아지진 않겠지만 적어도 희망지수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던 우리 조상들의 넉넉한 인심처럼 어렵고 힘들수록 주위를 돌아보며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따스한 손길로 남양주시, 나아가 대한민국의 희망지수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