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라수흥씨가 수원문화재단 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라 대표 이사는 수원지역 문화예술계의 ‘마당발’이다. 수원지역 문화예술판에 조금이라도 발을 내민 사람이 그를 모른다면 ‘간첩’이다. 라 대표는 문화예술인은 아니지만 문화예술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요즘 누가 무엇을 하는지 꿰고 있다. 그의 지역문화예술계와의 인연은 십수 년 전 수원시 예술팀장을 하면서 비롯된다. 그의 장점은 소탈한데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뢰를 쌓아갔다. 예술팀장에서 과장을 거쳐 국장과 구청장에 이르기까지의 승승장구에 그를 아는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다.
그런 그가 명예퇴직을 하고 ‘기대한 대로’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다시 수원문화예술계로 돌아온 것이다. 이번엔 공무원이 아니라 민간인의 신분으로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수원문화재단은 역사는 일천하지만 참 할일이 많다. 우리는 라 대표이사가 그간의 경험과 인맥을 토대로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라 대표이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일이다. 문화예술인들은 원래 잘 나서지 않는다. 조용히 자신의 창작과 작업에 열중한다. 예술적 성과도 별로 없으면서 나대는 사람들보다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해야 하는 것이 수원문화재단의 할 일이다.
또 하나는 수원에 필요한 문화프로그램의 개발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관광아이템 개발이다. 이 부분은 이미 수원문화재단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언을 한다면 지역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조언을 받으란 것이다. 필요하다면 타 지역 박사학위 소지자보다 현장 전문가를 담당자로 채용해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원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사람들이 수원을 잘 안다. 이 부분에 대해 라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재단은 시민과 적극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소통의 주체는 라 대표가 15일자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사람’이다. 그것도 지역의 역사를 잘 알고 지역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심축에 서야 한다. 지난해 화성문화제 ‘야조’의 경우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연출로 인해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 바로 이를 등한시 한 결과다. 그러나 라 대표는 공직자 출신으로서는 누구보다 지역 역사와 문화예술을 잘 아는 데다 열려있는 사람이다. 라 대표가 이끄는 수원문화재단에 대한 지역 문화계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