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각종 통계를 보면 졸업자의 절반이 실업자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대학 경쟁력이 이젠 취업률로 평가되는 시대다. 따라서 정부의 대학 지원금도 취업률 향상 목적으로 집중 배정되고 있다. 학생들이 취업에 실패한 경우는 대개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현장의 실무경험을 비롯해 웹 활용, 어학, 의지(노력도) 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람되지만 일찍이 농일에서부터 건설현장, 공무원, 공기업(KT), 금융(농협), 언론, 그리고 교수까지 비교적 다양한 직업을 가져 본 필자의 경험으로 비춰 봐도 그렇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면 취업에 성공할까.
우선 현장경험 쌓기다. 이는 학기 중에도 가능하지만 방학이 제격이다. 4∼5년 대학생활 동안 취직하길 원하는 곳에서 인턴 수습을 밟기를 권한다. 맘만 먹으면 1년에 한 번 이상 졸업 때까지 4∼5회 정도 경험할 수 있다. 대학마다 현장실습 학점제도가 엄연히 있고, 거의 절반의 대학이 실습비를 대주기도 한다. 아르바이트 수입 못지않은 실습비(50만~80만원) 지급과 더불어 학점까지 부여한다.
전국적으로는 51개 4년제 대학이 이같이 실습비를 지급하는 현장실습 제도를 운영 중이다. 혜택의 차이는 다소 있으나 대체적으로 거의 모든 대학이 현장실습을 시행한다. 이런 제도를 이용해 부지런히 현장 경험을 쌓는다.
자격증은 자신의 전공 분야는 당연하고 유관 분야도 취득하면 금상첨화다.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자격은 웹 활용 능력이다. 웹마스터·웹디자이너·웹프로듀서 등 온라인상의 자격증이 있다면 취직하자마자 영업현장보다는 내근부서에 배치될 확률이 매우 높다. 엑셀 등 편집능력도 탁월하다면 경리·회계·인사 등의 부서에 바로 차출된다.
이처럼 경험적으로 보면 민간기업이든 공직기관이든 입사 초년 때는 컴퓨터 활용 역량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 일들이 많다. 어느 조직이든 업무의 절반 이상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어학능력은 하루아침에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므로 너무 목 매 애쓸 필요는 없다. 아주 유창하지 않으면 오십보백보다. 예를 들어 토익 점수가 900점인데 일상 의사소통도 잘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문통역이나 해외부서에는 유학파들이 배치되는 게 맞다. 응시자격에 필요한 점수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업에 실패한 주변인으로부터 듣는 공통적인 체념은 아무리 원서를 넣어도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을 상담해 보면 오히려 답답함을 느낀다. 기껏해야 원서 10여 회 넣은 게 고작이다.
원서를 백 번 넣어보라. 책을 백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통한다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意自現)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누구든지 취직도 그만큼 노력해야 하는 시대다. 예를 들어 행정직 공무원에 도전하는 사람은 자기 고향은 물론이고 타 지역에도 응시하고 유사시험 과목의 직군에도 접수하는 것이다.
9급 공무원 수준의 직렬만 해도 전국 16개 시·도와 40여개 중앙행정부처, 입법사법 및 특수기관들이 매년 공채를 한다. 경찰치안과 사회복지 분야는 앞으로 한동안 수만명이 채용돼야 하기 때문에 취업 대기자들에게 최대 호기다.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전공과 다르다고 선입견을 갖지 말고 중소기업에도 응시하고 대기업에도 응시한다. 초고실업시대에 특정 지역이나 특정 분야만 고집하는 것은 취업하지 않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또한 몇 번 떨어졌다고 해서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다. 경쟁시대에 누구나 불합격의 고배는 있게 마련이다.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오늘 당장 원서용 사진 100장을 준비하라. 그리고 온갖 취업 정보를 수집해 원서를 쓰라. 기회는 준비한 자에 다가오고 노력한 만큼 앞서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고 실천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