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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잠들어 있는 차선들을 깨워주세요

 

사람의 눈과 발을 대신하여 길을 안내해 주는 것이 바로 자동차다. 내가 가야할 곳을 내 눈이 되어 안내해 주고, 내 발이 되어 힘을 덜어주는 것이 바로 자동차다. 이렇게 사람의 중요한 동반자가 되어 주는 자동차가 요즘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왜일까? 도로 위에 그려져 있는 차선과 노면의 안내표시가 밝게 비추지 못하고 불을 끄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로등마저 잠들어 있다면 온 세상의 도로가 암흑처럼 캄캄해져 모두가 눈 뜬 장님이 되어 버렸을 텐데 정말 다행이다.

요즘 대부분의 도로가 이처럼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차선과 중앙선, 정지선, 횡단보도표시 등 모두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봄을 맞이해버린 것이다. 싹이 트고 새들이 따스한 햇볕을 벗 삼아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도로 위의 싹(차선표시 등)들은 아직도 아스팔트 속에서 계속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농촌의 어르신들 역시 논과 밭을 오가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는 왜 이렇게 굼떠 있는지 모르겠다. 어서 빨리 잠자고 있는 차선과 중앙선들을 깨워주어야 한다.

시력을 잃은 장애인에게 앞을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은 각막수술이다. 도로 위에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차선과 그 친구들을 속히 살려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의 눈이 혼란스러워져서 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이탈하여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차선이 보이지 않아서, 횡단보도가 보이지 않아서, 내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차로를 이탈하여,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해 누군가의 귀한 생명을 앗아가 버린다면 이 얼마나 슬프지 아니한가? 도로에서 잠자고 있는 차선과 횡단보도, 중앙선들을 깨워주어야 한다. 각막수술로 세상을 본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 밤길, 안개 길을 안전하게 안내해주는 그것들을 깨끗하게 도색하여 내 인생의 동반자인 자동차를 착하게 만들어야하지 않겠는가?

내 몸을 아침저녁으로 깨끗하게 씻는 이유가 있다. 바로 나의 건강을 내 스스로 관리하고 지켜내야 내 몸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차선과 중앙선과 횡단보도들을 멋진 옷으로 입혀주어야겠다. 내 몸을 깨끗이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어서 도로 위에서 잠들어 있는 그들에게도 깔끔한 옷(도색)을 입혀주자.

이왕이면 산뜻하고 깔끔한 옷을 입자. 나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부러운지 한 번 상상해 보라. 내 몸에 안성맞춤인 옷은 꼭 있게 마련이다. 나와 잘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은 자신의 품격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남이 나를 인정할 수 있는 최고의 자태를 만드는 시작이다.

‘도로’라는 겉옷 한 장만으로는 무언가 빠진 듯하다. 노면 위에 흰색과 황색으로 그림을 그려보자. 어느 곳엔 일직선으로, 대각선으로, 또 다른 곳엔 다이아몬드 형으로… 이렇게 알록달록 멋진 색으로 옷을 입혀보자.

양초는 자기 겉옷 안에 있는 조그마한 심지 한 줄을 태우며 캄캄한 주변을 환하게 밝혀준다. 캄캄한 도로 위에 제 몸에 맞는 모양과 색을 입혀보자.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도로 위가 이처럼 깔끔하고 멋있게 제격에 맞는 옷으로 입힌다면(도색) 걱정과 고민을 담고 있던 운전자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깨끗하고 밝은 색으로 도로 위 노면을 색칠하는 것은 유명화가의 몫이 아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이왕이면 어서 빨리 노면 도색을 시작하면 좋겠다. 넓고 광활한 ‘도로’라는 도화지 위에 멋진 그림을 그려주자.

‘운전자는 전방 좌우를 주시하여야 한다’라는 운전자의 주의의무를 다하라는 멘트에 앞서 그들이(국민) 앞을 잘 주시할 수 있도록 도색이라는 그림을 도화지(도로 위)에 그려주자. 모두가 즐겁고 편안하게 안전운전하며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그림을 도로 위에 사뿐히 올려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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