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놓은 화두 가운데 하나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 한 경제 운용이라 하겠다. 그동안 농산업은 주로 식량 산업으로서 인식되어 왔다.
최근에는 농업에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농산업이 식량산업으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명산업으로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생명공학기술은 농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만큼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농업에 이용하는 가축이나 농작물, 곤충, 미생물과 같은 농업생물체들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생명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명정보는 단시간에 만들어지거나 만들 수가 없고, 수천 년에 걸쳐 축적되어 온 것이다. 농업생물체에서 특정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또 어떤 성분의 변화를 일으키는지와 같은 생명정보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바로 농업생명공학이다.
식량, 에너지, 기후변화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농업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종자기업의 등장으로 농업생명공학 산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2011년 농업생명공학 종자시장은 132억 달러로, 전체 종자시장의 35% 규모까지 성장하였고, 이를 원료로 하는 최종 생산물의 가치는 1천600억 달러로 연평균 10∼15%씩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농업생명공학 산물은 2011년 29개국의 1천670만 농민에 의해 1억6천만ha에서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를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이며, 주요 수입국은 중국, EU, 일본 등이다. 우리나라도 2012년 현재 대두, 옥수수 등 784만t(약 3조원)에 이르는 사료와 가공 식품 소재로써 생명공학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한편, 농업생명공학 산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찬반양론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자와 관련 기업 등 농업생명공학 산물 찬성 측은 농업생명공학기술이 식량, 질병, 환경 등을 책임질 수 있는 최고의 현대 과학 산물이라는 주장과 함께 생명공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생명공학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사회·경제적인 큰 시장 흐름에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소비자 모임, 환경단체, 농민단체 등은 심리, 사회·문화, 종교·윤리 등의 측면에서 생명공학 농산물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현 과학기술로 증명된 정도로는 인체·환경 위해성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지금은 농업생명공학 산물로부터 국민 안전과 국가 이익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명공학 농산물의 유해성에 대한 찬반 논쟁보다는 그것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가 정책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 다음이 국익에 대한 것임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 식품과 농업을 위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 농업인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며, 산업 성장도 가능한 전략과 규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