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마다 추진하는 현장실습이 산학협력 핵심 프로그램으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1년간 전국 대학에서 현장실습에 임한 학생은 1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장실습은 예년 2만∼3만명에 비해 어림잡아 5배나 급증한 것이다. 교육전반 패러다임이 산학협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대학에서는 산학협력 기반으로의 체질개선이 더딘 것 같아 더 많은 노력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실습은 이론교육과 일선실무를 접목해 현장 적응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학마다 한 달간 또는 일정기간 동안 학점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실습·멘토비, 실습안전보험료 등 실비도 국비에서 지급되는 곳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실습을 통해 어떤 학생은 졸업도 하기 전에 바로 취업된 사례가 있고, 졸업 후 취업 약속을 보장받은 학생도 있다. 어떤 기업은 계속 더 많은 학생들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현장실습의 취지대로 학생들이 경험을 쌓고 적성과 희망에 따라 취업으로 이어지는 바람직한 교육제도다.
교육부는 특히 지난해부터 교통특성화 대학으로 부상하는 한국교통대학교를 비롯해 50여개 4년제 대학을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으로 선정, 산학협력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국고 지원금은 연간 2천억원에 이른다. 대학당 운영실적에 따라 30억원 이상을 5년간 지급하게 되니 1조원이 넘는 큰 비용이다. 대학마다 산학협력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체질개선도 잇따르고 있다. 사업이 일과성으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 대학의 교수 임용 및 승진, 교수 업적평가제도, 학사제도 및 조직 등을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개편할 것을 정부가 유도하고 있다.
특히 전문교수 보강이 돋보인다. 산학협력 업무를 중점 추진하고 실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만든 것이 ‘산학협력 중점교수제’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단으로 선정된 50여 대학은 산학협력 중점교수를 10~20명 지난해 채용했다. 전국적으로는 1천여명의 교수가 새로 채용되거나 추가 보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체에서 오랫동안 경험이 있는 고학력 지식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 셈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각 대학 ‘산학협력단’ 조직을 대학 내외 다양한 산학협력 자원과 네트워크를 종합 관리하는 허브로 구축해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시스템 구축은 향후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성과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도록 하자는 데 있다.
대학마다 산학협력 마케팅 확장일로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보완점들은 대학당국과 관계기관이 수시로 모니터해 시정해 가야 할 것이다. 즉, 대학 내 구성원 간 산학협력 중심의 인식 변화 및 성과주의 체질개선 노력, 취업중심 기반의 교육프로그램 지속 개편, 산학협력 종사자 처우개선 및 파격적 인센티브 부여, 권위주의에 갇힌 교수문화 혁신, 번문욕례의 의사결정구조 타파 등이 지적되고 있다. 산학협력 사업 평가 때마다 적잖이 나타나는 사업비의 지출적정성 논란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고 엄정한 지도 감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