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길은 없을까?’ 필자는 간혹 이런 엉뚱한 자문을 할 때가 있다. 아니, 독자들이 생각할 때 무슨 ‘잠꼬대’ 같은 생각인지 모를 일이다. 과연 이 세상에 영원이란 게 존재한단 말인가? 어떤 종교적인 관점에서 사후에 영원히 사는 길은 있을지 몰라도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이다. 살아있는 자는 언젠간 다 소멸하는 법이다. 하늘에 떠있는 해도, 달도 변하는데, 인간인들 오죽하겠는가. 우리는 80~90년, 많게는 100세까지 살면 수명을 다한다. 그런데도 인간은 더 오래 살기를 원한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인지 모른다.
인간의 영생에 대한 열망은 인류 문화 속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 그리스 신화로부터 현대의 영화, 미래의 공상과학 소설에 이르기까지 영생불멸과 관련된 신화들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유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뛰어난 성능의 백신 개발, 질병에 의한 사망의 감소 등으로 지난 1세기 동안 인간의 평균수명은 30년 이상 길어졌다. 유전공학과 재생의학의 미래가 인류를 어디까지 이끌어갈지 알 수 없지만, 결국 무병장수와 젊음을 되찾는 방법으로 수렴될 것이다.
그렇다면 무병장수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흘사상사란 옛말이 있다.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닮게 된다는 뜻이다. 흘내상삼분 ,개내상즙박 ,육미후야(肉味厚也)라는 말도 있다. 이는 ‘우유를 먹으면 30%쯤 소를 닮고, 소고기를 먹으면 70%쯤 소를 닮는다. 왜냐하면 우유는 맛이 묽고 소고기는 맛이 진하기 때문이다’는 뜻이다. 우유는 사람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 송아지를 위한 음식이다. 그러므로 우유를 많이 먹고 자란 어린 아이들은 그 성질이나 생김새가 차츰 소를 닮아가게 된다.
짐승의 고기를 많이 먹으면 성질도 짐승을 닮아 곧 인면수심(人面獸心), 얼굴은 사람인데 마음은 짐승을 닮아가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풀을 먹고 자란 동물들은 모두 온순하다. 소, 양, 염소, 토끼, 사슴 등을 보라. 얼마나 온순한가. 반면 육식을 하는 동물들은 모두가 사납다. 호랑이, 사자, 표범, 늑대, 하이에나 등 얼마나 사나운 동물인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서 그 음식물이 지닌 특성과 기질이 몸 안에 잠재하게 된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서 그 음식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만든다. 건강, 체질, 성격, 지능, 영적인 상태까지 음식이 결정한다. 속된말로 고기는 남의 시체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육식을 하면 육식동물의 난폭한 성질을 닮고, 채식을 하면 채식동물의 유순한 성질을 닮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승려나 수행자들이 고기와 오신채(五辛菜) 곧 파, 마늘, 부추, 염교, 고추 등을 먹지 않는 이유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정신이 들뜨거나 흥분하기 쉽고 음란한 마음이 들기 쉽기 때문이다. 싸우다가 기운이 빠져서 지친 싸움닭한테 매운 고춧가루를 먹이면 갑자기 용맹해져서 싸움을 잘 하게 되고, 사나운 호랑이한테 풀을 먹이면 성질이 유순해진다.
우리는 지금 식탁오염이 극심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갖가지 독약과 화공약품과 농약을 주식처럼 먹고 있다. 거의 모든 음식은 농약과 화학물질과 성장촉진제와 그밖에 수천 가지 화학물질로 범벅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병이 낫기는커녕 먹으면 먹을수록 몸은 더 약해지고 병이 더 깊어지며 정신은 탁해진다.
따라서 각종 암을 비롯한 위장병, 당뇨병, 만성 대장염, 심장병, 동맥경화, 고혈압 같은 만성병들은 대부분 나쁜 음식을 잘못된 방법으로 먹어 생긴 것이다. 즉, 나쁜 식습관이 병을 부른 것이다. 좋은 음식을 제때에 좋은 방법으로 먹으면 만병을 고칠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음식은 최고의 약이고, 나쁜 음식은 최악의 독이다. 음식으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으며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어떤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옛말에 ‘약보(藥補)가 식보(食補)만 못 하다’고 하였다. 음식이 병을 낳고, 음식으로 병을 고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