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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성공단, 지금 절실한 건 실용정신

지난주 내내 남과 북은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지난 14일 통일부가 공단 내 원자재와 완제품 반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제의했고, 북은 이튿날 ‘교활한 술책’이라며 거절했다. 대신 북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대답의 형식으로 자신들이 이미 지난 3일 원·부자재와 제품 반출 협의 계획을 제출하라고 남측에 통지했노라고 밝혔다. 북은 이런 내용이 담긴 문건을 지난 16일과 18일 두 번에 걸쳐 남쪽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에 팩스로 보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실과 다르며, 우리 쪽 기업과 정부 간의 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공단이 사실상 폐쇄된 지 보름이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는커녕 여전히 감정적으로 맞서는 상황이 답답하다.

북한은 18일 동해안에서 단거리 유도탄을 발사함으로써 문제를 더 꼬아버렸다. 물론 단거리 유도탄과 개성공단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치킨 게임’으로 치닫던 군사적 긴장이 다소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는 시점에서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섰으니 개성공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이처럼 남쪽 국민들과 국제 여론에 종잡을 수 없는 반평화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서 뭘 얻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내부 강온대립의 표출이든, 세계의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이든 어리석은 선택이라 판단된다.

그나마 당사자인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침착한 모습을 보여 다행이다. 입주기업들로 구성된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북한 측의 팩스를 받자마자 정부에 통보했다고 한다. 비대위는 “우리 기업인들은 북한 측이 보낸 팩스와 관련해 정부와 어떠한 갈등도 없으며, 다만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일각이 여삼추인 기업들이 공허한 기싸움에 말려들지 않고, 어떻게든 희망의 끈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북의 태도와 행동이 어떠하든지, 이들 기업의 바람을 최우선으로 놓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비대위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오는 23일 방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이들의 방북요청을 무조건 승인해야 하리라고 본다. 북한도 이들의 방북을 거절할 명분이 없다. 개성공단은 남의 실용주의와 북의 실리주의가 빚어낸 합작품이다. 지난 10년간 내외적 환경이 심각하게 악화되었을 때도 공단만은 가동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암묵적 실용의 원칙을 양쪽이 깨지 않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남이든 북이든 다시 실용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플랜B’를 모색하기에 앞서, 입주기업과 노동자들의 요구에 가장 먼저 귀를 기울이는 일, 그게 실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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