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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바이버(Viber) 톡

빅브라더(Big Brother).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서 세상을 지배하는 감시자의 주체다. 빅브라더는 사회 곳곳에, 심지어는 화장실에까지 설치되어 있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소설 속의 사회를 끊임없이 감시한다. 실로 가공할 만한 사생활 침해상황도 보여준다.

그럼 소설 속이 아닌 현실에서는 어떠한가. 빅브라더보다 더 강력한 감시망이 존재한다. 미국 NSA(국가안전국)가 관리하는 도청시스템 에셜론(Echelon)이 그것이다. 에셜론은 통신 인공위성을 통과하는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전화, 컴퓨터 등)을 도청하는, 그야말로 글로벌 도청시스템이다. 1947년부터 운용되기 시작한 에셜론은 진화를 거듭, 지금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통신데이터를 수집, 도·감청할 수 있다. 일례로 누군가 인터넷 메일이나 전화로 ‘폭탄’(BOMB), ‘테러’(TERROR) 등의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즉각 에셜론의 추적 대상이 될 정도다. 모든 대화가 감시된다는 얘기다.

한국과 관련된 에셜론의 도청 의심사건도 있었다. 아직 밝혀진 것은 없지만 1991년 켄두원전 3기 건설문제를 협상할 때 한국 외무장관을 도청했다는 의심과 박정희 대통령 집무실 도청 의혹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권은 유독 이런 도·감청에 예민하다. 그동안 집권하는 권력마다 도·감청을 이용, 상대 정치인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시도가 자주 있었고, 부작용도 속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계속되고 있는지 모를 뿐이다.

최근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 이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메시지 통신수단인 미국판 카카오톡 바이버(Viber)를 이용하는 국회의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바이버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참모들과 보안을 이유로 사용하면서 알려지기 시작, 지금은 상당수 야당의원과 보좌관들이 사용하고 있다. 바이버가 일반 휴대전화나 국내 카카오톡 등에 비해 도·감청이나 스니핑(Sniffing·네트워크상의 데이터를 훔쳐보는 행위)을 더 확실하게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미국 업체이고 서버가 미국에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감시망에서도 자유롭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다. 도·감청을 피해 진화하는 통신수단을 보며 다시 한번 불신의 시대를 실감한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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