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엊그제 4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는 서수원 종합발전방향을 내놓았다. 수원비행장 이전, 수인선 시가지 구간 지하화, 농촌진흥청 이전부지 농업테마공원 조성, 돔구장 건립 후보지였던 당수동 국유지 개발이 시가 제시한 4대 프로젝트다. 익히 알려진 숙원사업들이긴 하지만 시민들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바라마지 않는 사업들을 총정리하고 강력한 실천의지를 밝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들 사업 가운데는 이미 결정이 이뤄진 것도 있고,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들도 있다. 이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서수원뿐만 아니라 수원의 면모가 확연히 일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물론 난관도 예상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업무협약이 체결된 수인선 지하화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당수동 국유지 개발도 짜임새 있는 계획을 세워 집행하면 훌륭한 여가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 하지만 수원비행장의 경우 군공항이전법이 시행된다고 해도 즉각 이전이 가시화되리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이전장소의 결정부터 이전 방식과 비용에 이르기까지 첩첩산중이다. 시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농진청 이전부지 활용문제도 매입협상과 활용방안 및 재원조달까지 풀어야 할 매듭이 많다. 따라서 5년 안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일을 풀어나가기 위해 시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방안이라고 판단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수원 종합발전방향이 20세기식 개발 비전을 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 4대 프로젝트를 뜯어보면 생태와 환경, 도시농업, 레저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어서 일단 안심이 된다. 당수동 국유지에 시민농장, 웰빙문화 체육활동 공간을 조성하겠다든지, 농진청 이전부지에 역사성을 살린 농업테마공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 그러하다. 수인선 지하화도 그 자체로 도시생태적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수원시가 강조하는 인문학 도시로서의 면모라든가 안전과 평화와 같은 21세기적 가치를 더욱 고양시킬 수 있도록 계획이 보완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시는 이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앞으로 5년 동안 총 2조1천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원조달방식 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이 없지 않으나, 일단 지역주민과 시민들의 숙원인 4대 프로젝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앞선다. 시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이들 프로젝트의 진척 정도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주기 바란다. 개발 방향이 가변적인 비행장이나 농진청 이전부지 활용은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보탤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