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 (목)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기고]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가

이형우

화홍중 교사·수필가

제58회 현충일 추념식이 끝날 무렵 <현충의 노래>에 앞서 수원시립합창단이 <그리운 금강산>을 엄숙하게 부른다. 조국을 위해 분골쇄신했던 순국열사들의 명복을 비는 현충일과 <그리운 금강산>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주지하다시피 <그리운 금강산>은 1962년 6·25전쟁 12주년을 기념하여 세상에 나온 가곡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명곡이 되어 세기의 테너 도밍고도 부른 적이 있다.

가사의 내용 중 ‘더럽힌 지 몇 해’는 ‘못 가본 지 몇 해’로, ‘우리 다 맺힌 원한’은 ‘우리 다 맺힌 슬픔’으로, ‘더럽힌 자리’는 ‘예대로인가’로 바뀌어 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하여 개사(改詞)했지만 원래 가사는 틀렸다. 10년 동안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분들도 많고, 특히 유홍준 교수가 북으로 가서 또 남한에서 네 계절의 금강산을 탐방하고 쓴 『나의 북한문화답사기 5』를 보면, 금강산은 절대 더럽히지 않았다. 거기에는 어떤 원한도 남아 있지 않으며, ‘예대로’이다. 다만 6·25전쟁 중 미군의 폭격으로 그 많던 산사가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을 뿐이다.

오히려 북한은 금강산을 훌륭하게 보전하였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금강송은 완벽하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만약 금강산이 남한에 속하였다면 금강송의 운명은 어찌되었을까!

각설(却說)하고, 현충일에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 이유는 자명하다. 순국선열들은 오직 조국의 독립과 광복을 위해 고초를 견뎌냈고, 풍찬노숙을 이겨냈으며, 종래는 순국을 마다하지 않았다. 결과는 분단이었다. 이후 전쟁이었으며, 대립과 적개심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순국선열들의 진정한 바람은 완전한 조국의 독립이니 곧 통일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합창한 것이리라.

우리는 통일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별로 없다. 북한핵 문제는 국제적인 문제이기에 우리의 권한을 넘어서 있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이산가족 문제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그런데 이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 현재 젊은 세대에게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다. 통일을 원하는 학생을 조사하면 한 학급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이다. 독일 통일에서 보듯 손해를 볼 것이란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열악한 실정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절대적인 요인이다.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또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연전에 세상을 떠난, 중국사학자로 유명한 고려대 김준엽 총장은 저서 『역사의 신』에서 “세계사의 전개과정을 통해 마침내 진리와 정의와 선을 실현해 내는 역사의 신이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아포리즘을 남겼다. 현재 북한은 진리가 아니다. 정의나 선은 더더욱 아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무엇보다 사람은 생존을 위한 의식주가 보장되어야 한다. 북한은 이것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거대한 기아수용소가 되어 있으며, 때로는 참혹한 감옥이라 할 수도 있다. 이는 진리, 정의, 선과 전혀 아닌 악에 다름 아니다.

북한 붕괴론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을 말하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지며, 그날을 기다리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견디면서 ‘역사의 신(?)’의 처분에 따르자는 소중한 국민의식이 요망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말이다. <그리운 금강산>이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