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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수원중앙극장의 옛 모습 찾기

 

그때를 아시는가?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남문 일대는 수원의 최대 상권이었다. 하지만 지금 남문 일대의 유동인구는 크게 줄어들었다. 50여 년 동안 남문을 대표했던 중앙극장이 폐업됨과 동시에 이 지역의 상권은 줄어들었다. 그로 인해 자연히 지역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그때를 아시는가? 극장표를 사서 동시상영 영화를 두 편 보고, 극장 내 매점에서 국수나 라면 한 그릇을 먹으며 즐거워하던 것을. 수원에서 오래 산 사람이라면 그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은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

중앙극장은 1951년 팔달문 인근에서 문을 연 이래 수원을 대표하는 위락시설로 시민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해 왔다. 2000년 CGV 메가박스 등 초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려 수원극장, 단오극장, 아카데미극장, 대한극장 등이 줄줄이 간판을 내릴 때도 중앙극장은 꿋꿋이 버텼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 침체로 남문 상권이 죽어가는 데다 불황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결국 ‘중앙극장’이라는 간판을 완전히 내리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수원의 상징이면서 경기도 최고(最古)의 중앙극장은 60여 년의 애환과 추억을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이자 수원 시민의 한 사람인 필자는 더 이상 영화가 상영되지 않고 있는 중앙극장 앞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늘 무겁기만 했다.

중앙극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자 주변 상인들의 충격은 매우 컸다. 이 지역을 찾는 시민들이 더욱 줄어들게 되자 상인들의 신음은 더 커지게 되었다. 수원에서 오랜 세월 살아온 이들에게 큰 시련이 닥친 것이다.

다행히 옛 극장가의 명성과 번영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수원시가 최근 수원중앙극장이 있던 그 자리에 추억의 옛 문화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극장은 수원 시민의 영화관람, 쇼핑, 만남 등의 다양한 행태가 남녀노소 전 연령층을 통해 이루어지던 문화적 집결지였다. 수원시는 1951년 개관되어 2000년대 초까지 수원의 문화를 대표하는 장소였던 중앙극장이 있던 지역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건할 계획이다. 중앙극장 자리는 구도심의 중심에 위치하며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팔달문과 영동시장을 비롯한 6개의 전통 재래시장이 인접해 있다. 이 일대는 수원 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장소로서,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의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수원시는 이러한 가치에 주목해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쇠퇴하는 구도심 지역을 되살릴 거라고 한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문화유산인 팔달문(보물 402호) 인근에 위치한 중앙극장은 현재 빈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다. 과거 2000년대 이전까지 수원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곳(극장 앞 광장, 구 중앙다방 등)에서 약속을 하고 만나곤 했는데, 중앙극장이 되살아날 것이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앙극장 건축물의 입면(Facade)을 개선해 추억의 옛 모습을 재현하고, 극장 앞 광장에 테마문화공간을 조성할 것이다. 중앙극장은 개보수 공사를 거쳐 추억의 영화가 상영되고, 연극이 공연되어 수원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를 통해 수원 시민을 위한 만남의 장소가 재현될 것이며, 극장 지하의 옛 중앙다방도 재현될 것이다. 한편, 극장 옆 골목은 이야기가 있는 옛길로 정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쇠퇴한 구도심이 되살아나고 지역 주민의 살림살이가 크게 개선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조의 얼이 숨 쉬는 수원, 역사와 문화의 도시 수원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문화공간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서울의 충무로가 영화를 상징하는 지역이 되었듯, 중앙극장 일대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중앙극장 일대를 재건하려는 수원시의 계획이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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