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 (목)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기고]정치권의 막말을 한(恨)하노라

 

사람은 왜 만물의 영장인가? 언어가 있고, 이성(理性)이 있고, 인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서로 조심성 있는 대화로 관계 형성을 하며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언론 매체를 통하여 시청되는 정치권의 막말에 국민들은 한탄과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배가 고픈 것은 참아도 남이 잘 되는 것을 배 아파하는 것은 못 참는다고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론 건전한 생산적 반대가 아닌 시기 질투에서, 심술이 나서 하는 지나친 욕설, 저주의 말로 들린다.

얼마전 논란이 된 ‘귀태(鬼胎)’ 발언으로부터 ‘박씨 집안’, ‘당신’ 운운은 인격자의 도를 넘은 망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난 대선 때 드러난 ‘그×,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 등은 시정잡배가 싸울 때도, 아무리 분해도 그런 욕은 안 한다. 심지어 국민을 대표하는 고위 지도자급에서 이런 저질적 말을 하다니, 아무리 분하고 샘이 난들 이런 말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악인의 입은 악을 쏟는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혹 작게는 그 당사자 집안 식구들에게도 본이 안 되는 부도덕의 소치라는 생각도 해본다. 입과 혀는 우리 몸의 주요 기관이다. 그 기능에 맞게 잘 사용해야 한다.

영국의 오스틴(J .L. Austin)은 “말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일종의 행동이다. 거친 말은 다른 사람에게 주먹을 날리는 행위이다”라고 언어폭력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래서 잘못 쓴 혀는 칼보다 날카롭고, 잘못된 혀는 목을 베는 칼과 같다고나 할까. 정녕 인격자라면 말조심이 먼저다.

귀태(鬼胎)란, 한자대로 해석하면 사람이 귀신을 잉태하였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는 태어나지 않았어야할 사람으로, 박 대통령을 그 후손으로 비하한 것이라 한다. 이 소리를 들은 국민들도 놀라서 혀를 찼는데 본인이야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는가? 짐작이 간다.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비열한 말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평범한 속담이다.

그가 중국 청화대학교 연설에서 인용한 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 寧靜 致遠)처럼 담박한 마음가짐을 생활신조로 삼았기에 그래도 박 대통령은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잘못된 말로 국민 대통합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 국민 대표자의 말은 국격이다”라는 식으로 점잖게 논박하였다. 다시 말해 박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에서 평소 그가 품고 있는 담박(澹泊)한 마음가짐을 실천한 것이라 생각한다.

말은 행복을 가져올 수도 있으나 잘못된 말은 자기도 남에게도 불행을 자초하게 한다. 즉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나쁜 마음가짐을 품은 사람은 증오와 저주의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간은 본래 무의식의 id(이드)라 하여 사악한 본능이 더 자리 잡고 있으나 자아(ego)와 초자아(Super ego)의 조절로 인격적 언행이 나온다는 것이다. 인간은 완벽할 수는 없으나 배움과 자기수양으로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 “무릇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는 성경의 말씀이 있다. 참 좋은 진리의 말이다.

학자들에 의하면 외국에서는 국가 원수에 대한 무차별한 욕설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어느 대학교수는 TV 논평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야말로 비록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지만 그 시대에 튼튼한 대공 태세와 경제성장을 일으킨 꼭 태어났어야할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귀태를 말한 분이야말로 박사라지만 입에 귀신을 달고 다니는 분 같다고 하였다.

인간의 최고선(最高善)은 덕을 쌓아 행복하게 사는 길이다. 이제 정치인뿐만 아니라 누구를 막론하고 고운 말, 착한 말을 쓰는 사회로 정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선거운동은 선거기간에만 하는 게 아니다. 따라서 여야간에는 국익을 우선하는 건설적 논쟁이 필요할 뿐 폭언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그래야 수준 높고 지혜로운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다. 앞으로 이런 언행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정치권을 계속 원망할지도 모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