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에 가면 ‘김치로’가 있다. 2010년에 한국식품연구원 부설로 ‘세계김치연구소’가 그곳에 설립되면서 붙여진 거리 명칭이다.
이곳에선 우리의 김치는 물론 일본, 중국 등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김치의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 연구소가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확실시 되고 역사도 유구한 김치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겨우 3년 남짓이라는 사실은 더욱 그렇다.
우리의 대표 전통음식이면서 너무나 친숙한 나머지 공기나 물처럼 치부되고 있는 것이 김치다. 그래서 김치 장점을 정확히 꼽아보라 하면 막연한 경우가 많다. 일상적으로 무심히 먹다보니 보양식처럼 유난스럽게 떠받들고 홍보되는 일이 적기 때문이다. 김치의 오해와 진실이 유독 많은 것도 이 같은 연유다.
이미 7년 전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Health)’지가 선정한 세계 건강식품 ‘베스트 5’에 선정됐지만 아직도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오해 속에 많은 사람들이 멀리하거나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김치 오해의 대표적인 것이 나트륨과 상관관계인 고염(高鹽) 음식으로 낙인 찍혀 있는 것과 함유 유산균의 진실여부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미 항암효과를 비롯 항산화 및 항노화 기능, 항동맥경화 및 항고혈압 효과, 면역활성 증진 효과, 항비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지 오래됐지만 오해에 묻혀 그 빛이 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인의 대표음식 김치찌개도 죽은 유산균 찌개라는 생각은 기우(杞憂)다. 끓는 과정에서 유산균이 약간 사라지기는 하지만 원재료의 영양과 유산균 대사물질은 그대로라는 게 이유다.
요즘을 김치의 계절이라 부른다. 옛날같이 특별하게 온 가족이 나서 법석대지는 않더라도 가정마다 김장을 했거나 준비하는 시기여서다. 하지만 소요되는 노동력과 비용의 과다때문인지 김장하는 가정이 매년 줄고 있다. 그리고 젊은 가정일수록 심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김치가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이번만이라도 젊은 가정에서 건강을 지키는 ‘작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김장을 담가 보면 어떨는지.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