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에 컬링 전용경기장이 건립될 것 같다. 경기도가 도내 컬링팀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전용경기장 건립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며, 현재 최적의 조건을 갖춘 의정부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원래는 수원시에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의정부시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도내 컬링팀이 모두 8개 팀인데 의정부시에만 5개 팀(중학부 3개·고등부 2개)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실력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지난 1일 끝난 제95회 전국동계체전 컬링 종목에선 남중 1위, 여중 1위, 여고 1위를 휩쓸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컬링경기장은 단 두 군데밖에 없다. 서울 태릉과 경북 의성이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컬링 선수들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현실은 이렇게 열악하다. 실제로 컬링이란 종목은 우리 국민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간혹 동계올림픽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이 경기를 펼칠 때마다 ‘별 우스꽝스런 경기도 다 있네’라고 웃게 했던 경기였다. 한 포털에 연재된 곽인근 작가의 ‘반짝반짝 컬링부’라는 만화는 컬링 장비를 구하지 못해 대걸레로 화장실 청소를 하며 컬링을 배워가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이야기다.
우여곡절 끝에 컬링의 참 묘미를 알아간다는 내용이지만 비인기종목인 컬링 선수들의 애환을 느끼게 해주는 만화다. 이 만화의 주인공처럼 국민들이 별로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았던 컬링에 올인한 선수와 지도자가 있었다. 그래서 소치올림픽 출전 10팀 중 10위였던 여자컬링 대표팀이 공동 8위(3승6패)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정영섭 감독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2009년 선수를 찾아 모으느라 고생했다. 이 결과 신미성, 이슬비, 김은지, 김지선, 엄민지가 모였다. 각자의 사연도 영화 ‘우생순’ 못지않다.
컬링 1세대 선수인 신미성, 유치원교사였다가 합류한 이슬비, 대학도 중도 포기한 김은지 등 드라마틱하다. 정영섭 감독은 해외 전지훈련 비용문제로 아내로부터 이혼하자는 소리까지 들었다. 분식집과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외국 선수가 쓰다 버린 일회용 브러시 패드를 주워 빨아서 재활용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이런 컬링이 비인기 스포츠의 설움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 이에 도가 컬링 전용경기장 건립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