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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왕노

뒹굴던 돌에겐 온몸으로 읽은 세상의 이야기가

온 몸에 스며들어 있으리라.

뒹굴던 돌이 물에 반쯤 잠겨 있으니 저 돌을 읽거나

저 돌이 품은 세상의 이야기를 줄줄이 풀어낸다고

물이 밤새 돌을 졸졸졸, 졸졸졸 읽으면서 흘러간다.

물이 살아있다는 것은 저 돌을 졸졸졸 읽는 것

돌이 살아있다는 것도 물에게 이야기를 졸졸졸 푸는 것

때로는 채 들러주지 못한 이야기가 파란 물이끼로

돌에게 돋아나고 그 이야기를 온몸으로 읽는다고

버들치 서너 마리 이끼를 끝없이 스쳐대는 것이다.


 

모두는 공생 관계에 있다. 어둠과 빛도 공생관계다. 서로를 인정해 주기 위해서 그믐이 있고 그믐을 틈 타 더욱 빛나는 별이 있다. 개울에 가서 돌을 스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 세상의 이야기가 다 들린다. 구르는 돌이 품고 온 이야기를 물이 다 읽어주는 것 같다. 물에 절반 쯤 잠긴 돌과 그 사이를 흘러가는 물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주면서 아무 때가 묻지 않는 청정지역을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 아름답다. 살아있음을 진저리치게 해준다. 나도 그 누군가의 가슴에 절반 쯤 잠겨 있으면 밤새 그가 나를 읽어주리 라는 희망마저 가져다준다. 이 여름 생각해 보라. 녹음 사이로 부드럽게 흘러가는 개울물과 개울물에 반쯤 잠긴 돌을 그들을 응시하는 눈을. /박병두 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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