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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치매 동반자살’ 남의 일이 아니다

의료 수준의 발달과 식습관 변화로 꿈에 그리던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선진국처럼 노후를 대비하지 못하여 가장 심각한 게 경제문제다. 건강 또한 현안이다. 노인병의 대표적 질환인 중풍, 당뇨, 파킨슨병 등으로 인해 많은 노인들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주변엔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들의 고통을 모른다. 본인 자신도 그렇지만 가족들은 가정과 개인을 포기해야 할 정도의 고통을 감내한다.

그런데 이 치매라는 몹쓸 병은 치유되기가 어렵거니와 투병기간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길면 10년, 20년도 간다. 그동안 가족들의 삶은 지쳐 시들어간다. 환자를 돌보느라 경제적인 고통에 시달린다. 그러다 보면 불현 듯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실제로 빈발하고 있다. 요 며칠 사이 경기도에서도 두 가족이 동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29일 고양시의 한 모텔에서 40대 남성이 70대 아버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는데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두고 가면 가족들이 힘들 테니 함께 가겠다’는 유서를 남겼다.

그의 아버지는 7년 전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치료 및 요양을 위해 병원에서 5년 간 생활했지만 아들이 사업 실패로 경제난에 시달리자 2년 전부터 A씨가 아버지를 직접 간호하며 살았다고 한다(본보 31일자 23면).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연이 들려온 곳은 남양주다. 27일 남양주시 별내동 한 아파트에서 최근 치매 판정을 받은 90세 노모와 55세의 딸이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치매 부모를 간호하던 가족들이 생활고와 건강악화, 스트레스로 동반 자살하는 사건을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치매 유병률은 9.39%로 치매노인수는 약 58만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치매 인구의 증가 추이도 노인수 증가 폭과 유사하다.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50년의 치매환자 수를 예측하면 4천명 기준 2천71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측된다. 100만명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는 더 이상 가족문제가 아니다. 사회 및 국가 차원의 문제로서 국가의 제도적인 대책과 재원 확보가 절실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이는 우리자신의 일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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