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월드컵재단)의 신규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보도다. 특히 월드컵재단은 최근 재단의 운영을 둘러싸고 지역언론으로부터 잇단 비판을 받으면서 각종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9월 비상경영체제를 사실상 선포하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경기도의 산하기관 평가에서 수년 동안 하위권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40대 초반의 스포츠경영 전문가를 사무총장에 발탁해 남다른 기대를 모아왔던 터다. 하지만 신규사업이 투자유치 실패 등에 부딪쳐 의욕만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재단은 ‘공격 경영’과 ‘사업 체제 전환’의 방안으로 월드컵경기장 주변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종합한 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임대시설에서 과감한 전환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보조구장의 복합잔디 조성과 주경기장 내에 짚 와이어 도입, 계류식 헬륨기구 설치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을 발표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구장 복합잔디(천연잔디 70%·인조잔디 30%) 도입 사업은 현재 잠정적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서다.
짚 와이어(Zip Wire·공중하강장치) 도입 사업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주경기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하려는 사업이었지만 성공여부가 미지수다. 경기장 내에 서로 다른 높이의 구조물을 양쪽에 세우고 별도의 동력장치 없이 중력을 이용해 와이어로프를 타고 활강하는 친환경레저시설이다. 그러나 가평 남이섬 등의 경우 관광지로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나 과연 월드컵경기장 내의 설치가 이용객 숫자나 미관 측면에서 일부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계류식 헬륨기구 역시 짚 와이어와 함께 안전점검 등의 검토는 마쳤다지만 이집트 터키 등 외국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상존한 데다 수익성 또한 보장하기가 어렵다.
이 같은 문제들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다. 보조구장의 복합잔디 조성사업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 사업들도 재단이 내놓은 야심찬 계획에 비해서는 결과가 없을 수도 있다. 신규사업은 의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사업의 철저한 타당성 검토와 검증 과정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다면 애만 쓰다 마는 일이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안이한 생각도 버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게 빠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