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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버려선 안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패닉 상태다. 침몰된 세월호 앞에 세월이 멈춰 있는 듯 하다. 초기 대응이 늦었느니, 일어나서는 안 될 후진적인 인재(人災)라느니 아무리 떠들어봐야 소용이 없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직 단 한 명이라도 구조하는 것이 목표일 뿐이다. 어제도 정부는 세월호 여객선의 탑승자 숫자를 정정 발표했다. 이번이 여섯 번째다. 탑승객 숫자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우리다. 결국 모든 것을 답답해 하던 민간인 구조대가 사비로 장비를 챙겨 물 속에 뛰어들었지만 바다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텔레비전에 눈 귀를 곧추세워도 온통 오보 투성이다. 가족들의 분노의 메아리는 높아만 간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이이다.

바닷 속에 잠긴 세월호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본을 잊고 사는 우리가 아닌지 자괴감이 든다.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지침도 없고, 우왕좌왕하고 허둥지둥대는 정부다. 470여 명의 승객들이 수장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만 살겠다고 탈출한 선장의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로 10여 명의 아까운 대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지 두 달여 만이다. 그러나 현실을 탓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실종자들이 아직 생존해 있기를 기대해야 한다. 희생자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줘야 하는 것도 급선무의 하나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을 구속했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선사를 질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다고 해야 늘 그랬듯이 그게 끝이다. 언론은 하루가 멀다하고 이번 사고의 문제점을 들추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정부와 모든 국민이 나서 구조에 매진해야 할 때다.

침몰 순간에서부터 나흘 째가 되도록 제대로 된 구조활동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안 되면 미국도 부르고 이웃 일본도 불러야 한다. 자존심을 따지기에는 너무나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도 차디 찬 배 안에서 생사의 갈림 길을 헤매고 있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해보자. 실종자 부모들의 아들 딸이 우리의 아들 딸들이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걸어보자. 고래 뱃 속에서 사흘 간 갇혀 있다가 살아난 성경의 인물 요나처럼 아이들은 돌아와야 한다. 에어포켓에 모여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잘잘못 따지기는 이제 그만 하자. 압축공기를 빨리 주입하고, 잠수요원들을 응원하는 게 지금 당장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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