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꽃으로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전 지역이 자원생태공원이라 할 만큼 싱싱함과 꽃으로 물들어가는 가평의 5월은 생동감과 고마움을 묻어낸다.
가평 땅에는 6·25 한국전쟁 당시 가평전투에 참가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 전몰장병의 넋을 추모하는 영연방 4개국 참전비가 있어 보훈정신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위협 등 잇따른 북한 도발로 안보위협이 높아지면서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그 의미를 더하는 영연방 4개국 참전비를 조명해 본다.
▲영연방 가평지구 전투
가평지구 전투는 1951년 4월22일부터 시작된 중공군의 춘계공세에 대항하여 영연방군 27여단(영국 미들섹스대대, 호주왕실 3대대, 캐나다 프린세스 페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제16포병연대)이 가평 일대에서 중공군의 침공을 결사 저지한 전투다.
3일 간에 걸쳐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이 전투에서 영연방군 27여단 2천500여 장병들이 중공군 118사단을 상대로 격전을 치러 1만여명의 중공군을 사살한 전과를 올린 대표적인 승전이다.
이 전투로 중공군은 양수리 지역을 거쳐 수원으로 진출하여 수도 서울을 포위할 계획이 좌절되고, 아군들은 북한강 남쪽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고 서울∼춘천 간 주보급로를 확보하게 됐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호주 왕실 3대대, 캐나다 프린세스 페트리샤 2대대 등은 미국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부대표창을 받았고 부대이름도 가평으로 개명했다.
▲영연방 참전비
이 같은 전공을 기리고 산화한 영령(英靈)들을 추모하기 위해 가평에는 영연방 4개국의 참전비가 세워져 있다.
1967년 9월30일 가평군과 군민의 성원으로 가평읍 읍내리 365-1(2천783㎡·842평)에 영연방 참전비가 세워졌고, 그 후에 호주전투 기념비(83.12.27 건립·북면 목동리 691-1)와 캐나다 전투 기념비(83.12.30 건립·북면 이곡리 207-4)가 건립됐다. 6년이 지난 다음에는 호주 전투기념비와 마주보고 있는 곳에 뉴질랜드의 한국전쟁 참전기념비(89.9.3 건립)가 세워졌다.
가평지역에서는 매년 4월 마지막 주간에 참전용사와 가족, 영연방 4개국 대사, 가평군수, 군(軍) 고위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 4월24일 국가보훈처장, 캐나다 보훈처장, 영연방 4개국 대사, 영연방한국전참전용사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영연방 참전 장학금
영연방 4개국 참전용사들은 1976년부터 가평지역 청소년들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이 장학금은 1976년 캐나다에서 열린 가평전투 25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석(紀念石) 설치비용으로 200달러를 기탁 받고, 이 상금을 기념석이 아닌 영연방 참전 장학금으로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영연방 4개국 참전용사들은 매년 영연방 참전 행사 시 가평지역 학생들에게 1인당 200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글┃김영복 기자 kyb@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