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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선거에 있어서 네거티브의 본고장이라 불린다. 미국 정치인들마저 네거티브 캠페인을 가장 효과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고 있을 정도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뒤떨어진 후보가 꾸준한 네거티브 전법을 구사한 결과, 현격한 격차를 뒤집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

198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일이다. 스티브 심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듀카키스 대선후보의 아내가 학생시절 성조기 방화사건을 일으켰다고 했다. 베트남 전쟁 반대활동을 벌이던 도중 성조기를 불태우는 사진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의 핵심참모였던 그는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지만 ‘소문’은 ‘진실’보다 더 커져 버렸다. 그때부터 듀카키스의 지지율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부시 진영은 이에 그치지 않고 듀카키스 후보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재임 당시 보스턴의 항구 오염을 개선하는 법안에 반대했다는 내용의 TV광고를 내보내는 등 시종일관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당시 화면에 등장했던 충격적인 이미지 중 일부가 보스턴 항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촬영된 것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조지 부시는 당선됐다. 그것도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54% 대 37%로 절대 열세였던 판세를 극적으로 뒤집으면서. 선거 역사상 가장 성공한(?) 네거티브 사례로 꼽히는 대선에서의 이런 사례 말고도 미국은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도 네거티브 전략이 공공연하다. 사례도 셀 수 없이 많다. 따라서 미국 정치인들은 근거는 없지만 그럴 듯한 소문을 유포하고 자극적 소재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선거전의 마약이라고도 부른다.

네거티브 전략은 공산권에서도 통하는 모양이다. 1996년 러시아 대선에서 지지율 6%였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를 찍으면 공산주의로 돌아간다”며 공포를 조장하는 전략을 구사, 지지율을 53.8%로 끌어올리면서 재집권에 성공하기도 했다.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연일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는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 공약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가열되고 있다. 유권자들의 보다 성숙된 판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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