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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세금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인 것 같다. 책을 낼 때 마다 인세를 꼬박꼬박 바쳐야했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세상에서 분명한 것은 단 두 가지다. 하나는 죽음, 하나는 세금’이라 한탄했다. 아인슈타인도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소득세’라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것 또한 세금이다. 그리고 타당하든 아니든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때문에 생활양식까지 바꿔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17세기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가 귀족들에게 수염을 자르라고 명했다. 쇄신을 위해 구습을 버리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거센 반발이 일었다. 오랜 풍습이자 러시아정교가 중시하는 수염을 깍으라 했기 때문이다. 황제는 명령이 먹혀들지 않자 세금이란 수단을 꺼내들었다. 계급에 따라 30~100루블씩의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자 하나 둘 명령에 따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수염세다.

17세기 영국엔 창문세도 있었다. 당시 윌리엄 3세는 호화주택에 세금을 부과하는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처음엔 벽난로가 있느냐 없느냐로 호화 여부를 따졌으나 나중엔 창문 수를 기준으로 과세했다. 호화주택엔 창문도 많다는 데 착안한 일종의 재산세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아예 창을 내지 않게 됐다. 지금도 유럽의 오래된 집들엔 창문이 거의 없는 이유다 .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많이 거두려는자와 덜 내려는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계속됐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세금을 둘러싼 이같은 갈등은 종종 조세저항으로 이어져 각종 혁명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미국 독립운동의 도화선이었던 ‘보스턴 차사건과 프랑스대혁명이 대표적인 예다. 성경(聖經)의 여러 곳에는 세금걷는 세리(稅吏)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며 거의 탐욕과 부도덕의 존재로 묘사된다. 세금징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틈만 있으면 납세자 주머니를 비집고 들어오는게 세금의 속성이어서 그렇다. 논어(論語)에 이런 말이 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서민들이 과중한 세금에 시달리는 것을 말한다.

최근 정부가 주민세를 2배이상 대폭인상 방침을 세우자 알량한 봉급쟁이 유리지갑부터 손을 대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세금도 현명하게 걷어야 한다. 복지에는 증세가 필요한건 알지만 돈 문제에 고분고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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