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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5월2일 서울 동소문 밖 삼선평(지금의 삼선교부근)에선 많은 사람들이 모여 300보 경주, 대포알 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당나귀 경주 등을 벌이느라 시끌벅적 했다. 이 행사에는 당시 조정대신들과 각국공사 등 고관대작들도 참석했고 운동장 둘레에는 붉은 깃발을, 입구와 대청에는 만국기를 나부끼게 해 분위기도 한껏 고조시켰다.

영어학교(英語學校)가 소풍을 가서 영국인 교사의 지도 아래 화류회(花柳會)라는 이름으로 벌인 행사 모습인데 우리나라 ‘운동회’의 시초로 기록되고 있다.

그로부터 10년 후 1905년 5월 20일 황성기독청년회(현 YMCA)가 최초의 운동회를 개최했다. 이듬해인 1906년 6월 1일에는 화성 남양사립보흥소학교(현 남양초교)에서도 공립과 사립소학교 연합운동회를 개최하는 등 민간단체와 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운동회가 치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제의 침탈에 대한 민족의 울분과 교육구국 의지를 다지는 행사로 발전했고 일제는 이를 막기 위해 1912년 학교연합운동회를 폐지시키기도 했다.

광복 이후에도 운동회는 각 학교와 지역별로 단결심과 공동체의식을 고취시키고 향토애를 발현시키는 커다란 행사로 이어졌다. 또한 학도체육대회, 소년체육대회, 전국체육대회 등 다양한 운동경기대회로 발전했다.

운동회는 여러사람이 체육운동을 주체로 하는 놀이와 경기를 말하는데 영국에서부터 시작됐다. 1746년 웨스트민스터 학교에서 최초의 크리켓 교내 경기회, 1881년 동교에서 교내 보트레이스, 1837년 이튼교(校)에서 교내 육상경기회가 각각 처음으로 실시된 것이 효시하고 한다.

청·백으로 나뉘어 승부를 떠나 ‘단합과 유대’ ‘친선과 우의’를 다지던 운동회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1970년대 초 운동회 관련 잡부금 징수 비리와 1972년 서정쇄신 바람으로 뜸해지더니 1975년부터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었다. 그러다 1976년부터 80년대까지 황금기(?)를 맞기도 했는데 화려한 명맥을 이어오던 운동회가 10여년 전부터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현재 전국 6천여개의 초등학교 중 약 40%가 운동회를 개최치 않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농촌은 학생수가 적어서, 도시지역은 소음등 각종민원 발생 때문이라고 한다. ‘봄 소풍, 가을 운동회’라는 유년시절 가장 큰 두가지 설레임 중 하나가 사라지는 현실을 보며 아이들의 추억거리마저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매우 크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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