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의 새벽 2시, 급한 앰뷸런스 소리와 함께 30대 여성이 스트레치 카에 몸을 실고 응급실로 내원하였는데, 이 여성 환자는 며칠 전부터 감기 증상이 있어 개인 의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았고, 약을 먹을 때는 증상이 완화되다가 약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전신 근육통과 함께 오싹오싹하는 한기와 떨림을 동반하며 고열이 발생하곤 하였다고 한다. 전날 저녁에 약을 먹고 잠을 자다가 고열과 한기를 느껴 깨어나 다시 약을 복용하였으나,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점점 심해져 급히 응급실로 내원한 경우였다.
39.5℃의 고열과 오한을 호소하였으며, 오른쪽 허리를 두들기자 심한 통증을 호소하여 네라톤(nelaton)을 삽입해 방광의 소변을 받아 검사를 하여보았더니, 백혈구와 혈뇨를 보여 해열제와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 후 입원을 권유하였다. 이처럼 급성 신우신염은 초기에는 감기 증상과 비슷하여 감기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심해져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급성 신우신염은 신장(콩팥)의 세균감염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요로감염으로, 사춘기와 장년기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병되고, 노년기에는 남성 환자도 발병율이 증가한다.
이는 여성의 경우 요도 길이가 짧은 해부학적 차이와 임신의 영향이 크고 노인 환자는 전립성 비대증으로 인한 소변의 흐름을 저해받기 때문에 많이 발생한다. 급성 신우신염의 원인은 세균으로, 그 중에서도 대장균의 감염에 의한 것이 많고, 녹농균과 같은 그람음성 간균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에서 염증소견과 세균이 발견되고,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대개 세균의 항생제 내성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증상은 고열, 오심, 구토 및 전신 근육통 특히, 요통이 발생하며 합병증으로 신장농양 및 패혈증이 생길 수 있으며 반복적인 신우신염은 신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의 경우 발열 때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나기도 하나, 열이 없어 신우신염을 짐작하게 하는 증세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보다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입원치료(3~5일 정도) 후 재택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가능한 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소변이 많아져 세균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약은 감염을 일으키고 있는 세균에 가장 잘 듣는 항생제를 내복 또는 주사한다. 요로 통과 장애나 요로의 형태 이상이 없으면 입원 치료 후 2~3일 정도면 열이 내리고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하고, 그 후 2주 정도는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 증상이 가라앉아도 병이 나은 것이 아니므로 치료를 중단하면 만성이 되어 종종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의사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치료를 계속하여야 하는데, 증상이 완화되면 경정맥 신우조형술과 방광요도 조형술을 시행하여 요로 통과 장애와 형태이상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이 병은 치료 후 재발하거나 일단 가라앉은 염증이 다시 재연되는 일이 있으므로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으며, 만약 재발했을 때에는 만성 신우신염을 막기 위하여 항생제를 장기간(4~5개월)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급성 신우신염 그 자체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양호하며, 요로 통과 장애, 요로 형태이상,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없으면 후유증은 거의 없으므로 안심해도 된다.